1회용


  더 소울 콘서트를 봤습니다. 2008년 12월 31일 마지막을 장식하는 저녁 11시부터 시작된 이번 공연은 부산 벡스코에서 그 마지막의 대미를 장식하고 끝났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네사람 모두 팬이라서 (특히 정엽) 참 기대 많이 하고 본 공연입니다. 그리고 그 소감을 짧게 표현하면, 실망감 10% 정도가 추가되는군요.

  간단히 말해서, 정말 대한민국에서 내노라하는 실력파 가수가 모인 공연이, 감동적이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만, 실망감의 5퍼센트는 박효신과 휘성의 감기 크리티컬로 인한 실망감이고, 나머지 5퍼센트는 또 휘성에 대한 실망감입니다. 감기 몸살로 고생했다고 하는 네사람 모두, 진짜 아픈 몸이 맞는지 싶을 정도로 폭팔적인 가창력과 무대매너를 선보입니다. 박효신은 무대위에서 내내 기침을 하면서도 자신의 노래에서는 실수한번 안하는 기염을 토하고, 또 거기에 미안했던지 연신 죄송스럽다라는 말을 연신 내뱉기도 했죠. 5퍼센트는 프로로서 몸관리를 못했기 때문에 주는 점수입니다. 나머지 5퍼센트의 휘성은 정말 개인적인 실망입니다. 1집때부터 무척 좋아한 가수고 최근 들어서 '사랑은 맛있다' 부터 약간 실망하기 시작했는데 이번공연에서 참 많이 실망했네요. 그의 무대매너는 손잡을데가 없습니다. 진짜 열심히 하는데, 왜! 어째서!! 1집때보다 노래실력은 퇴보하는지 참 미스테리네요. 제가 가수 트레이너도 아니고 음악 전공한 사람도 아니지만 휘성의 노래라는 노래는 거의 다 들어본 저로서는 옛날의 휘성은 안그랬는데 싶더라구요. 특히 공연중에 '불치병' 같은 노래를 부를때는 왜그렇게 간이 서늘서늘 하던지 --;;

  뭐 그래도 참 만족한 공연입니다. 저녁 11시부터 다음날, 혹은 다음해 오후 3시까지 진짜 1분 1초가 안아까운 공연이었네요. 거미 -> 정엽 -> 휘성 -> 박효신으로 이어지는 솔로파트 후에 네사람이 함께 들려주는 노래들, 엄청나더군요. 단 10분도 쉬는시간 없이 4시간동안 거미의 말처럼 엉덩이를 붙일 시간 없이 달렸습니다.
  휘성과 박효신의 컨디션 난조로 -대화조차 힘들어하는- 거미와 정엽이 참 고생 많이합니다. 거미 스스로 농담삼아 말한 것 처럼 '가장 남자답게' 네 명을 리드해가면서 이야기를 이끌어 나가고, 정엽은 '점' 개그와 '잘난 척' 하는 컨셉트로 콘서트의 관객들을 즐겁게 해주었습니다. 개인적으로 휘성의 밝은 모습을 무척 기대했는데, 잦은 노래 실수로 울먹거리는 통에 이건 뭐~~

  공연은 참 좋았는데, 가장 아쉬운 점은 새벽 3시 20분에 공연장에서 내쫒고 나면, 우린 집에 어떻게 가라고~~ 사실 개인차를 끌고 가려고했지만 차가 방전되는 바람에 버스타고 갔는데 참 후회했습니다. 3시 20분에 나와서 광안리나 가서 해돋이나 보고 오려고 벡스코에서 광안리까지 걸어갔는데, 광안리 도착하니 5시.. 2시간동안 정말 할게 없더라구요. 가게에 들어가려고 해도 전부 만원이고.. 그래서 아무 건물에 들어가서 앉아서 자는데 얼어 죽을 뻔 했습니다. 결국 뜨는 해는 보고 집으로 왔습니다. 어휴 얼어 죽을뻔 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