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회용

 

부산국제영화제 자원봉사에 지원했습니다. 지원 분야는 의전운영이었구요. 여러가지 부서 중에서 의전을 한 이유는 제가 딱히 영어를 잘하는 것은 아니고 그나마 자신 있는게 운전이었기 때문입니다. 어쨌거나 이제서야 늦게 쓰는 이유는 설레발을 떨다가 떨어지는 일을 미연에 방지하고자 하는 일이었습니다.

 

1. 자기소개서

자기소개서가 꽤 비중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솔직히 자기소개서에 크게 신경쓰지 않았는데 (최근에 자기소개서에 대해서 부정적인 생각이 들어서) 생각 외로 면접을 하면서 자기소개서가 중요하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기업에서 요구하는 자기소개서와 조금은 다르게 생각하는 것이 중요하다 생각합니다. 물론 어느 정도는 기업에서의 자기소개서에 바탕이 되겠지만 면접전형에서 기업에서는 자기소개서에 있는 내용 뿐만 아니라 다양한 면접질문을 준비해 놓고 있기 때문에 면접의 비중도 대단히 높아 따로 준비를 해야할 지경이지요. 하지만 본 자원봉사는 기본적으로 '자원봉사'라는 측면에서 면접 전형에서 대단한 무엇인가를 요구하지 않습니다. 그저 자기소개서에 있는 부분을 통해 이야기를 끌어내고 어떠한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동감하는데 그 의의가 있는 것으로 보이더군요.

어쨌거나 어떤 분들은 자기소개서에서 요구하는 분량을 모두 꽉 채우는게 좋다고 하시는데 저의 경우에는 기업의 자소서를 쓰듯 어느 수준 이상의 분량을 오버하지는 않았습니다. 대충 300~500자 정도의 내용을 썼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물론 하고싶은 이야기를 다 한 것도 아니고 그냥 떨어져도 그만 안떨어져도 그만 이런 생각으로 쓴 것이 커서 대충 쓴 부분도 있지요. 어쨌거나 의전이라는 부분에서 무언가 대단한 것 - 이를테면 해외 여행이나 영어 실력을 묻는 것은 아니었기 때문에 필요한 것은 충분히 있었나봅니다. 서류가 된 것이 보니..

그러니까 명확히 말씀드리면 자신이 지원하는 분야에 대해 맞춤 자기소개서가 필요하다는 겁니다. 만약 외국인들을 맞이하는 Guest Service 영역에서는 당연히 외국어 영역이 중요할 것이고 그에 따른 자신의 경험이나 실력을 풀어나가는 것이 좋겠지요. 하지만 중요한 포인트는 자원봉사라는 점에 맞추어 무언가 대단한 것을 포장할 필요까지는 없다는 점입니다. 이것이 가장 기업 자소서와 차이점으로 생각되기도 하는데요, 거짓말이나 지나치게 허세를 부리지 않는 한도에서 자신의 생각을 자유롭게 풀어나가는 것으로 족하다 생각됩니다. 요컨대 솔직하게 쓰는 것이 중요한 듯 싶네요. 물론 자신이 하고싶은 분야보다 자신이 잘할 수 있는 분야에 지원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꼭 자기소개서를 쓰시고 나서 한글이나 워드로 저장을 해두시면 좋습니다. 이거 의외로 지원서 저장 안해서 면접하기 전에 지원서를 홈페이지 게시판에 요구하시는 분들이 너무 많더라구요.

 

2. 면접

면접에 대해서 많은 것을 고민했습니다. 막상 덜컥 서류전형이 되니까 조금 욕심이 생기더라구요. 솔직히 부산국제영화제라는 봉사활동이 진정으로 타인에게 봉사를 하는 그런 봉사활동은 아닐지는 몰라도 누구나 쉽게 경험해 볼 수는 없는 것이라는 점에서 대단한 메리트가 있죠. 어쨌거나 네이버에서 수 많은 블로그 글을 보았고 많은 도움도 받았습니다.

 

복장부분 : 서류가 합격하시면 나오는 안내글에서처럼 복장은 가볍고 편한 복장이면 됩니다. 물론 정장을 입고 가셔도 무방합니다. 다만 면접의 기간이 한여름이라는 점에서 정장을 입고가면 너무 덥겠죠. 그리고 다른분들도 가벼운 옷차림으로 다들 오시더군요. 전 반바지를 입으면 안되는줄 알았는데 반바지를 입고 오시는 분들도 계시더군요. 어쨌거나 그냥 편안하게 오시면 됩니다.

 

질문부분 : 분명한건 지원 분야별로 질문은 다르다는 점입니다. 커다란 회의실 같은 곳에서 삼삼오오 팀을 져서 면접을 진행하는데 분위기 자체가 조용한 곳에서 진행하는 것도 아니고 약간은 어수선 한 분위기 입니다. 그래서 오히려 더 긴장되기도 하는 듯 하더라구요. 수많은 블로그에서 언급하듯 편안한 면접을 진행합니다. 어떤 정해진 질문을 하기보다는 즉흥적으로 생각나는데로 질문을 합니다. 그래서 자기소개서 부분이 중요하다고 하는 점은 주로 자기소개서에 나온 것 중에서 흥미있는 부분, 궁금한 부분에 대해서 질문을 한다는 점입니다. 저 같은 경우에도 자기소개서에 있던 운전경력에 대해서 어떤 일을 했는지를 물으셨고, 따로 자기소개해보세요 이런 것 없이 진행되었습니다. 그래서 어떠한 질문이 나온다고 얘기하기는 좀 그렇고 자기소개서에서 나올 수 있을 만한 질문을 뽑아서 준비해보시는 것이 좋을 듯 싶습니다.

저같은 경우에는 '자기소개' '역량' '경험' 등등 포함해서 간단한 영어질문, 자기소개나 영화의 전당 가는 길 등 20문제 정도 준비해보았는데 솔직히 말씀드리면 별 도움은 안되었습니다. 막상 가서 정형화된 질문을 하지 않으니까 머리쏙에서 정리가 되지 않고 무분별하게 답변이 나오더군요. 그래서 그냥 포기하고 진짜 하고싶은 얘기, 거짓과 가감없이 얘기를 했습니다. 기억에 남는 질문은 왜 부산국제영화제를 지원했는지에 대해서 질문하셨는데 머리속이 우왕좌왕 하다가 결국에는 기업 자소서 쓰는데 봉사활동란에 쓸게 없어서 썼다는 식으로 말하고 말았지요. (솔직히 답해도 된다는 말에 혹해서 그만..) 이런 실수는 어쩌면 치명적일 수도 있겠다 싶었습니다.

그래서 어쨌든 드릴 수 있는 말은 되도록이면 자기를 포장하기보다 사실대로, 진실되고 말하면 족하다는 것입니다. 오히려 저처럼 준비를 하고 무언가 꾸미고자 하니까 머리속에서 하려고 했던 말이 생각나지 않는 아주 안좋은 상황을 맞닥드리게 되었습니다. 그러니까 자기소개서 충분히 숙지하시고 편안히 임하시면 됩니다.

 

아참 기본적으로 부산국제영화제란 어떤 영화제인지 정도는 숙지하시는게 좋습니다. 돌발적으로 부산국제영화제는 언제 열리나요 하는 질문에 벙찔 수도 있습니다. 언제 열리는지, 그리고 부산국제영화제의 의의는 무엇인지 정도는 알고 있어야 겠지요. 그리고 되도록 한번이라도 부산국제영화제에 참여해보시는 것도 중요한 포인트가 될 듯 싶습니다. (많이 참여할 수록 좋은 영향이 있을 것은 자명하구요.)

 

솔직히 별 도움이 될만한 글은 없네요. 어느 블로그에서든 볼 수 있는 말 뿐이네요. 저는 처음에 블로그 하는 사람들이 구라치는게 아닌가 싶었는데 정말 그렇더군요. 그냥 편안한 면접이며 솔직하고 당당하게 답하시면 좋은 결과 있을 것 같습니다. 이 글을 쓰는 이유는 면접까지 되면 꼭 나도 부산국제영화제 자원봉사 참여기 같은 글 써보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감사합니다.

* 본 문서에는 드라마 '나인'에 대한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만약 보지 않으신 분이라면 가급적 글을 읽지 마시길..

 

 

 

 

 

 

1. 서두

 

 

드라마 나인을 이제서야 봤습니다. 재미있는 드라마, 웰메이드 등 많은 얘기를 듣긴 했지만 이상하게 케이블의 드라마는 챙겨보기가 힘들더라구요. 나인은, 생각 외로 무척 재미있는 드라마였으며 잘 만들어진 드라마이긴 했습니다. 하지만 드라마의 결말을 보고 나서는 쉽사리 스토리가 이해되지 않고 오히려 더 생각이 복잡해지고 말았지요. 그래서 나인에 대한 결말을 사람들은 어떻게 해석하는지 인터넷에 검색을 해 보았지만 썩 마음에 드는 해석이 없기에 이렇게 제 블로그에 나마 나름의 결론을 내보고자 합니다.

 

 

2. 결말의 해석

 

 

 2-1. '작은 선우' '큰 선우' 로 나누는 결말

 

 

네이버에서 검색하면 가장 많이 나오는 결말 해석으로, 큰 선우를, 과거로 돌아가 죽어버린 선우로, 작은 선우는 그 과거에 존재했던 선우로 나누어 해석하는 결말입니다. 10년 전으로 돌아갈 수 있는 향을 통해서, 큰 선우가 과거의 작은 선우를 통해 미래를 바꿀 수 있게 되는데, 이 해석에 따르면 결국 큰 선우는 작은 선우의 미래를 바꾸는데 성공을 하게 되고 (이를테면 뇌종양 같은 것) 결국 해피엔딩으로 진행된다는 것입니다. 마지막 회에서 보면 가장 나중의 사건으로 선우와 여주인공 (이름이 기억안나네요) 의 결혼식 장면이 나오는데, 결국 작은 선우는 그 여주인공과 결혼을 하게 되겠지요. (모든 것은 제자리로)

 

 

 

하지만 이 해석에는 맹점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작은 선우와 큰 선우를 나누어 본다는 점입니다. 애초에 큰 선우가 향초를 구할 수 있었던 것은 형의 죽음 때문이었으나 큰 선우가 바꾸어버린 과거에서는 형이 죽지 않고 잘 회계하여 살아간다는 점입니다. 그렇다면 선우는 향을 구할 수 조차 없었을 것이지요. 물론 작은 선우와 큰 선우가 다른 사람이라고 생각한다면, 혹은 다른 세계라고 생각한다면 이 해석법이 맞을지 모르겠습니다만 어쨌거나 과거로 돌아가서 죽어버린 큰 선우는 작은 선우와 동일 인물이며 이 양자를 나누어서 생각할 수 없습니다. 과거는 나도 모르게 또 다르게 흘러가는 시간이 아니고 내가 거쳐온 시간이기 때문입니다. 제가 써놓고도 무슨 말을 쓴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어쨌거나 이 해석법은 과거 여행을 하는 영화나 매체의 시나리오가 항상 주는 '과거는 바꿀 수 없다' 따위에 비견할 수 있습니다. 큰 선우가 과거로 돌아가 죽어버린다면, 작은 선우 또한 과거로 돌아가 죽어버려야 마땅합니다. 큰 선우가 죽는 장면 때문에 지나치게 내용이 복잡하고 이상하게 바뀌어버렸습니다. 애초에 큰 선우가 살아 있었다면 이 해석법도 나름 일리가 있을 수 있었는데 말이죠.

 

 

 

 

하지만 드라마가 주는 내용 상 과거를 바꿀 수 있다면? 그렇게 전제를 하더라도 앞으로 제가 내릴 결말의 해석 덕분에 이 해석은 신빙성을 잃게 됩니다.

 

 

 2-2. 마지막 장면에 대한 해석

 

 

 

 

드라마의 가장 첫 시작 부분에서, 형이 히말라야에서 쓰러진 순간 누군가의 그림자가 비춥니다. 그리고 이 장면은 드라마 말미에 다시 등장하여 그 그림자의 주인이 등장하는데, 선우가 나타나서 형을 구하지요. 이 장면에 대해서 해석은 두가지 입니다. 하나는 이 마지막 장면 이전에 네팔로 떠나는 주인공 선우 (앞서의 작은 선우) 가 형을 구하는 장면이라는 것과 네팔로 찾아갔을 때 형은 향을 구하기 위해 죽어버렸고 큰 선우의 과오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그것을 이용하여 과거를 바꾸려기보다 10년을 더 기다려 형이 산에 죽을 때 형을 구하는데 향을 사용한다는 것이죠.

 

저는 처음 비행기를 타는 장면을 보았을 때에 결국 작은 선우는 큰 선우의 조언을 '나라면 이럴때일수록 단순하고 명료하게 생각하겠다. 믿고싶은 판타지는 믿고 사랑하는 여자는 사랑하면 된다.' 라고 다짐하며 그저 자신이 행동하고 싶은데로 행동하여 결국 1화로 이어지는 마치 '창세기전' 처럼 뫼비우스 띄 처럼 계속되는 스토리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히말라야 장면을 다시 보면서 이런 생각은 잘못되었다고 느껴지더군요. 어쨌거나 무엇인가 얘기하고 싶어 이 장면을 사용했다면, 똑같은 삶을 영위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이 생각은 접게 되었죠.

 

어쨌거나 마지막 장면의 2가지 해석 중에서 10년 더 기다려 향을 사용한다는 것이 조금 더 맞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 해석에도 대단한 맹점이 있습니다. 이 해석이 맞다면 형은 히말라야에서 죽어야 하는데, 분명 큰 선우의 현실의 결혼식에서 형은 살아 있습니다. 물론 이 장면도 결국 10년 후의 선우가 형을 구했기 때문에 살아난 것이라고 볼 수도 있겠지만요.

어쨌거나 저는 이 부분에서 더 이상 내용을 유추해 내기 힘들었습니다. 머리의 한계인지..

 

 

3. 저의 나인 결말 해석

 

 

 

 

우선 첫화를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첫화에서 선우는 형의 유품인 향을 피우고 호텔에서 잠이 드는 장면이 나옵니다. 이 장면에서 잠이 든 선우는 어디인지는 구분이 가지 않으나 (아마 히말라야인 것으로 보입니다.) 눈보라가 몰아치고 눈이 쌓인 곳에 누워 있는 곳으로 이동됩니다. 그리고 향에 불이 꺼지고 잠에서 깨어난 선우의 옷에는 눈이 묻어 있죠. 이 장면을 단순히 초반의 '실수'로 판단할 수 있지만 실수가 아닌 장면이라면 향이라는 것이 과거로 돌아가게끔 하는 도구가 아니라는 얘기가 됩니다. 물론, 10년 전에는 해당 호텔 위치에 호텔이 존재하지 않고 눈이 쌓여있는 곳이었다 판단할 수 있겠지만 포카라 지역은 겨울이라고 하는 12,1,2월 최저기온이 1~10도 최고 기온은 20~25도 사이로 무척 따뜻한 곳인 문제가 있습니다. (http://airrock11.blog.me/90112477191)[각주:1] 즉, 제가 내린 결론은 향은 과거로 돌아가는 열쇠가 아니라 단순히 사람에게 환각을 일으키는 장치라는 것입니다. 왜 이런 얼토당토 하지 않은 결론을 내리냐면, 바로 이 첫번째 장면이 이후에 있는 장면들을 의심케 만들기 때문입니다.

 

물론 이 장면을, 단순히 제작진의 실수가 아닌 한에서 설명할 방법을 찾는 것입니다. 선우는 뇌종양 때문에 발생한 환각이며 이후에 존재하는 과거를 통해 미래를 바꾸는 것은 모두 허황된 생각일 뿐이라는 것이죠. 그래서, 선우는 향을 통해 미래를 바꾸는 장면에서부터 (친구에게 메일과 카드를 쓰는 장면) 뇌종양으로 인해 혼수상태에 빠지거나 하는, 선우의 환상에 지나지 않는 이야기들이라는 것입니다.

 

 

4. 결론

 

사실 제가 내리는 결말 해석도 억지에 가깝습니다. 웰메이드 드라마라는 얘기를 듣고 있지만 중반 이후로부터 지나치게 이야기에 혼선을 주는 바람에 드라마의 완성도가 떨어지는 느낌입니다. 물론 잘만든 드라마인 것은 분명하나 제가 제시하였던 문제점을 모두 설명해주지는 못하지요 그래서 저는 전부 의도한 것이라는 전제 하에서 이런 결론을 내릴 수 밖에 없었습니다. (아 물론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보신 분들의 마음이기도 합니다.) 어쨌거나 재미있게 본 것은 사실이고 결말에 대해서 나름 고민도 되는 참으로 재미있었던 드라마 였습니다. 안보신 분들도 꼭 한번 보시고.. 아참 보신 분들만 보라고 했군요..

 

 

  1. 날씨 정보 참조하시면 됩니다.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