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회용

이청준의 당신들의 천국.

  내가 이 소설을 첨 읽었던건 한창 소설을 읽을 때 (나는 사실 책을 읽는 것을 수능 공부의 일환으로 했었다.. 그래서 망했지만), 고등학교 1학년때 인 것 같다. 글읽기 용으로 썼던 Zess Plus 라는 PDA도 아닌 PDA로 텍스트를 읽었는데, 그 때 어쩌다가 읽었던 책이 당신들의 천국이었다. - 나는 이때 은하영웅전설이라는 일본 소설도 읽었는데, 아.. 이것도 명작이더라.. - 사실 그때까지만 해도 판타지 소설이나 조금 읽을 줄 알았던 때라 우리나라의 근대 소설에 대한, 사실은 조금은 재미없겠지 하는 생각을 할 수 밖에 없었다.

   그런데 뭐랄까 당신들의 천국은 꽤 장편의 소설임에도 불구하고 시간가는 줄 모르고 읽었던 소설이었다. 소록도에서 펼쳐지는 조백헌 원장과 원생들의 대립구도가 점차 화해구도로 바뀌고 거기서 더 나아가 이상욱이 말하는 마음에 '동상이 없는' 사람인 줄 알았던 조백헌 원장이 결국에는 또다른 동상을 지으면서 - 참 이 소설에서는 동상이라는 의미가 엄청난 의미를 내포한다. 이 한마디로 설명이 가능하니. - 소록도가 소록도의 주민이라 할 수 있는 원생들의 천국이 아닌, 몸이 성하고 바깥에서 들어온 '우리들의 천국' 즉, 원생들에게선 '당신들의 천국' 이 되어버린다.

  오랜만에 당신들의 천국을 다시 읽어본다. 나는 이 소설을 한 5번 정도 새로 읽어보았다. 책 내용이 너무 좋아 활자로도 보고 텍스트로도 본다. 볼때마다 안에서 숨겨져 있던 구성요소들이 튀어나기 시작한다. 아.. 그래 이것이 한국 문학을 지탱하는 힘이었구나, 그리고 시시할 것만 같았던 옛날 소설들이 지금의 우리에게 감동과 재미를 줄 수 있는 것. 그것이 바로 명작이라 불리는 것을 뼈져리게 느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