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회용

※ 의도치 않은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1. 들어가며

  삶이라는 것은 때로는 나에게 힘겨운 일이 되기도 한다. 어떨 때에는 정말 죽고 싶을 만큼 고통스러운 때도 있고, 어떤 때에는 한없이 즐겁기만 하다. 삶을 영위한다는 것은 그 뜻 그대로 인생을 꾸려나가는 것에 있다. 하지만 어찌 인생이 내 마음대로 이루어질 것인가? 흘러가는대로 살아가다보면 어느 순간 삶은 그저 꾸려나간 것이 아니라 살아 나간 것이다.

  과거 많은 철학자들이 사람의 존재에 대한 의문을 제기해 왔다. 사람은 어디서 왔고, 어떻게 생겼으며,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 것인가 하는 물음 말이다. 현재 수억의 지구 인구 전체는 똑같은 고민을 한번이라도 해 보았으리라 생각한다. 그리고 그 논제는 역사 속에서 단 한번도 해결된 적이 없다. 나에게 삶은 어떤가? 30이 넘어 어느덧 서른 중반을 치닷는 지금은 나는 어떤 삶을 살았으며, 어떠한 삶을 살게 될 것이며, 무엇을 위해 살 것인가? 그러한 고민에 빠질 때면, 나는 가끔 퀸이 생각난다.

  삶이란 그런 것이다. 누구나 삶을 살아가는 이유는 각자의 이유로 가지고 산다. 나에게 있어서 삶의 의미는 바로 추억에 있다. 퀸은 나에게 추억과 같은 밴드이다. 현실적으로 내가 노래를 듣기 시작할 때에는 프레디 머큐리는 이 세상에 존재하는 사람도 아니었고 그들의 전성기를 직접 눈으로 보고 들었던 사람은 아니다. 다만 밴드 음악에 한창 심취해 있던 무렵, 퀸은 나에게 충격적인 경험과 추억을 가져다 주었다. 특히 보헤미안 랩소디를 처음 들었을 때의 그 충격은 지금도 생생하다. 신기한, 아니 더 극한으로 표현하여 이상하기 그지 없는 음악을, 그럼에도 불구하고 끊임 없이 듣게 만드는 마법같은 힘이 있는 이 노래는 과연 뉘가 만들었던가. 그렇게 퀸 노래는 내 삶의, 추억의 일부가 되었다. 그리고 내 삶의 이유 중 하나로 가끔 꺼내어 다시 들어보는 추억이 되었다.


STILLCUT

정말 무서운 싱크로율을 자랑하는 배우들. 근데 솔직히 그게 끝이었음.


2.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

  나는 영화를 꽤 많이 챙겨보는 편이다. 물론 평론가나 전문가 만큼은 못하겠지만 일반인 수준보다 많이 보려고 노력한다. 그러다보니 영화를 보면서 돈이 아까운 영화인지 아닌지 많이 생각해보게 되는데, '브라이언 싱어' 감독의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는 한마디로 말하면, 근래 본 돈 아깝지 않은 영화였다. 하지만 잘만든 영화인가 하는 질문에서는 아니라고 답할 수 밖에 없는 영화이다.



POSTER



  영화의 단점 첫번째, 이 영화에는 악역도 선역도 없다는 것이다. 프레디 머큐리의 생이 그렇게 끝이 났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며, 실제 존재했던, 불과 몇 년전 (10여년이 지났지만) 만 하더라도 생존해 있던 사람을 표현하다 보니, 영화의 표현과 스토리가 단순해 질 수 밖에 없다. 실존 인물의 이야기를 하면서, 주인공 외의 인물을 전부 실존 인물로 채우고 실제 있었던 사건을 나열하면 그것은 영화가 아니라 다큐맨터리가 된다. 또한 적나라하게 드러날 과거 이야기에서는 누군가는 영화를 통해 이미지가 나빠져 한편으로 소송의 우려도 심해진다. 단적인 예로, 최근 개봉하였던 암수살인이라는 영화에서 논란이 되었던 것 처럼 말이다. (비유가 맞을지는 모르겠지만.) 그러다보니 영화는 등장인물들을 악역과 선역의 모호한 선상에서 줄다리기를 하고, 덕분에 영화는 누구하나 두드러지는 사람 없이 그냥 저냥인 인물들로 가득 차 있다. - 프레디 머큐리를 제외하면 말이다. 단 한명의 악역도 없다고 말 할 수는 없겠지만, 뚜렷한 악역이라고 할 만한 사람도 없다는 것이 이 영화가 지닌 치명적인 문제이다. 

  영화의 단점 두번째, 스토리의 너저분함이다. 전형적인 서부극, 돌아온 탕야 - 주인공이 천재성 혹은 성공을 이룩하다가, 무엇인가의 유혹에 넘어가 한때 타락하여 귀중한 것 (가족이나 애인)을 잊고 살다가 귀중함을 깨닫고 돌아간다는 스토리를 그대로 답습함과 동시에, 노래도 해야겠다, 프레디 머큐리 이야기도 좀 해야겠다 많은 것을 이루려다 보니 스토리는 생략과 비약으로 너저분하기만 하다. 그들의 음악이 세계에서 어떻게 해서 성공하게 되었는지, 혹은 그 성공의 규모 척도를 알 수 있는 수준의 내용을 첨가하였더라도 이렇게 너저분하게 보이진 않을 것이다. 스포일러를 곁들이자면, 미국에서 성공하게 되었다는 것이 전화 한 통화로 그랬다더라 하면서 어물쩡 넘어가는 모습에서 개탄을 금치 못하였다.


3. 그럼에도 이 영화는 가치있는 영화이다.

  이 영화를 일컬어 퀸 팬들을 위한, 헌정 영화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이 영화의 진짜 가치는 퀸을 모르는 사람이 퀸의 음악이 얼마나 위대한 것인지 알게되는데 있다고 생각한다. 모두가 조용한 영화관에서 어깨를 들썩이게 하고 리듬을 타게하고, 이것이 전설이라 불리는 밴드, 퀸의 음악이다. 이 영화가 가지는 가치는 영화로서의 가치가 아니라 퀸의 음악으로서의 가치이다. 이 영화에서 가장 아쉬운 점이 바로 이러한 점이었다. 퀸이라는 밴드 위치가 정말로 전설적인 이유도 있겠지만, 보헤미안 랩소디라는 영화 자체가 퀸이라는 이름에 주눅이 든 꼴이었다.

  스토리가 너저분하고 허점이 너무나 많고 영화로서 수준이 많이 떨어지는 영화임은 누구나 인정할 것이다. 아 스토리가 뭐 이래 라고 한탄하면서도 모든 것이 용서되는 사실은, 영화에서 나오는 모든 노래가 퀸의 노래였다는 것이다. 마치 퀸의 노래가 모든 것을 용서하게 만들어 준다고 하여야 할까. 그래서 나는 대단히 만족하면서 영화관을 나왔다. 그리고 누구나들처럼, 유튜브를 켜서, LIVE AID 영상을 또 다시 틀어 보았다. 놀라왔던 것은 정말 영화에서 똑같이 재현하려고 노력했고 성공했구나라고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문득 든 생각, 또 한번 더 보고싶다 (영화가 아니라 이 영화에 나오는 음악 장면들을 - LIVE AID를)


여담1. 난 영화를 보면서 눈물을 많이 흘리는 편인데, 딱 두번 눈물이 흐를 뻔 했다. 첫 번째는 프레디 머큐리가 동료들 앞에서 자신의 지병을 밝히면서 연설을 할 때였고, 두번째는 LIVE AID 공연장을 들어가면서 몸을 푸는 모습을 보면서다. 근데 정말 LIVE AID 장면은 터져나오는 감탄사를 어찌할 수 없을 정도로 좋았다..

여담2. 글쓰는게 취미라고 몇개의 블로그를 만들었다가 안쓰고하다가 또 다시 취미 살려보려고 최근에 감명 깊었던 영화 리뷰 첫글로 써봅니다. 담부터 쓰고싶은거 많이 올려보겠습니다. 그리고 저는 블로그가 취미기 때문에 광고같은거 올릴 생각이 전혀 없습니다. (광고주 분들 보시라고 쓴글이 아니라, 광고 배너 같은거 안넣으니 부담가지지 마시라고..) 그리고 오랜만에 쓰니 영화처럼 내 글도 중구난방이네요.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요즘 삶이 그렇게 으쓱으쓱하지 않다. 감정이란 이를데 없이 가벼워서 단지 며칠 전만 해도 이제 끝난 것만 같이 느껴졌는데,

아직까지 내게 주어지는 시련 혹은 고통은 마침표를 여전히 찾아 헤매고 있다.

오늘, 뉴스를 보면서 많은 생각이 들었다. 만감이 교차한다. 내가 살아 있다는 것에 감사해야 할 것인지, 죽지 못해 사는 것에 슬퍼해야하는지, 혹은 안타까운 마음을 곱씹어 보아야 할 것인지..

작년 이맘때쯤, 가슴이 찢어지는 경험을 하고 그렇게 눈물도 흘리며, 내가 사는 것이 즐겁다고 말할 수 있을지 생각한 적이 있다.

그러니까, 소중한 사람을 잃고 나서, 내 심장도 터져버릴 것 같이 슬펐는데, 불과 몇개월 만에 웃으며 지내는 내 모습을 보면서,

누군가의 말처럼 행복의 조건은 하하하 하고 웃는 것이라고 했던가.

나는 내 삶을 즐거이 여기는데 그렇게 어려움이 없었다.

하지만 뼈를 추리는 차가운 바닷물에서 삶의 끝에 다다른 아이들이 느꼈을, 고통 슬픔 그리고 오만가지 것들을 나는 아직도 모른다.

그리고 그러한 아이들을 보아서라도 조금 더 힘을 내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그리고 내 삶을 만족하면서 항상 고마움을 느끼며 살아야겠다는 생각도 한다.








빛나는 4월의 햇살은 이다지도 행복한 미소띄는데


즐거움으로 가득한 뱃고동 소리가 땅끝 마을 언저리에 머문다.


그들에게 웃을 날은 너무나 많았다.


어떻게 내일의 슬픔을 예견할 수 있으랴,


어제의 행복도 부질 없는 것이,


삶은 그렇게 갑자기 혹독하게 몰아치더라.


심해의 기저에서 들리우는 


혹한의 바다, 생존의 메아리.


나의 앞가림에 너무 무심했던가


삶은 혼자 걷지 않는 것인데


그렇게 눈물이 한없이 흐른다.


오늘 밤은


지푸라기라도 잡아보련다.


내 생의 반을 때어 주어서라도


기저에서의 생환을 기적하여


함께 살아가기를 


간절히,


또 간절히


기도해보련다.


우리 마주잡은 손으로


따스한 체온을 함께 나누고


행복한 웃음 지으며


오늘을 함께 걸어 나가자. 


그러니 



조금만 더



1. 부산국제영화제 폐막식

부산국제영화제의 폐막식도 중요한 행사이다. 영화제의 기간은 이미 지나갔고 그 기간동안의 어떠한 문제들에 대해서는 잊고 가장 완벽한 마무리로써 끝내야 하는 중요한 순간이다. 사실 폐막식에 대한 관심은 개막식보다 확실히 적지만 자원봉사를 하는 모든 사람들은 개막식때 아쉬웠던 부분을 완벽하게 폐막식 행사를 하여 아쉬움을 없애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나도 마찬가지이고. 내가 개막식에서 제일 아쉬웠던 것은 게스트 분들의 하차에 문을 열어드리지 못한 것이다. 물론 레드카펫 앞에서 대기하는 행사 관계자 분들이 문을 열어주긴 하지만 보통 가장 상석이라고 하는 조수석 뒷 문만 열어드릴 뿐이었고 운전석 뒷문은 내가 열어드리는 것이 좋았을 것 같았다. 그래서 폐막식때에는 자신있게 내려 문을 열어드렸다. 이날 폐막식에선 뉴커런츠 부문의 수상을 심사위원 분들이 발표를 하는 행사 등의 행사가 있었다. 본래 폐막작까지 감상하고 행사가 끝이 나지만 심사위원 분들은 미리 폐막작을 보아서 폐막식 후 식사를 하러 갔다. (닭찜 먹은 기억이 난다.) 



▲ 왜찍었는지 모르겠다.


▲ 주행 가능 거리를 찍은 사진인듯. 기름이 간당간당했다.



2. 뉴커런츠 심사위원.

앞서 포스팅에서 밝혔듯, 뉴커런츠 심사위원 분들은 총 네분으로, 샤를 테송, 스캇 파운더스, 아오야마 신지, 락샨 바니에테마드라는 영화 관계자 분들이셨다. 한분씩 소개를 하면,


▲ 왼쪽 위로부터 시계방향 : 락샨 감독, 샤를테송, 아오야마 신지감독, 스캇 파운더스


아오야마 신지 감독은 칸영화제에서 2관왕을 차지한 유레카의 감독님이시다. 최근 도모구이라는 작품을 만드셨는데, 도모구이는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상영되기도 하였다. 나는 좋은 기회를 얻어 본 영화를 시청할 수 있었는데, 솔직히. 이게 뭔가 싶은 생각이 들었다. 감독님을 옆에서 모신 결과 대단히 소박하시고 사람 좋은 그런 옆집 아저씨 느낌이 들었다. 일본인의 성향도 가지고 계셔 타인에게 폐를 끼치거나 하는 것을 싫어하시는 듯 했다. 어쨌든 신지 감독님 덕분에 재미있는 의전을 했다.

락샨 감독님은 이란의 여성 감독님이시다. 함께 일을 했던 스텝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감독님이라고 하시는데, 영화 문외한인 나는 잘 모르겠다. 인상은 그냥 우리 할머니 같은 느낌. 연세가 있으시다 보니 무릎이 안좋으셔서 차량의 동선을 최소화 하는 등 신경을 많이 썼다. 성격도 좋으셔서 나에게 이란 담배를 2갑 선물해 주시기도 하셨다. 

샤를 테송은 프랑스 칸 영화제 비평가주간 집행위원장이다. 대학의 교수이시기도 하고. 본 영화제에서 개막식날 한국영화공로상을 수상하시기도 했는데, 한국 영화에 예전부터 관심이 많으시고 애정을 가지신 분이라고 했다. 키도 크시고 인상이 좋으신 분이시다. 키가 크니까 파리지엥 느낌도 나고. 언어의 장벽 때문에 크게 많은 대화를 나누지는 않았다.

스캇 파운더스는 미국의 버라이어티라는 영화 잡지의 수석 평론가이다. 확실히 글을 쓰는 사람이다 보니 대화나 말투 등에서 고급스러운 느낌이 들기도 했다. 쿠엔틴 타란티노가 개구쟁이같은 느낌으로 말을 한다면 스캇 파운더스는 확실히 귀족스러운 말투 어감을 사용하더라. 그리고 고급스러운 유머를 구사하기도 했는데 조야한 영어실력으로 몇개는 듣기도 했다. 



3. VIP 의전의 아쉬움과 아쉬움의 아쉬움.

아쉬움 :  처음 VIP 의전으로 뉴커런츠 심사위원을 모신다고 들었을 때, 첫번째 아쉬움을 느꼈다. 사전 교육에서 VIP를 하기 싫다고 말할 걸 그랬나, 혹은 조금 덜 까불어서 눈에 띄지 않을걸 그랬나 하는 따위의. 솔직히 나는 뉴커런츠 심사위원 분들이 세계적으로 유명하고 저명한 분들이라고 하지만 나에게는 당장 누가 들어도 알만한 배우나 감독을 태우고 싶은 생각이 있었다는 것이다. 영화제의 자원봉사에 참여하는 사람이라면 분명 그러한 생각은 한번쯤 하지 않을까? 내 자신의 속물성을 부인하지는 않지만. 그래서 초반에 맥이 빠진건 사실이다. 누가 영화제에서 누구를 모셨냐고 물어보면 구구절절 설명해야하거나 걍 외국인 분들을 태웠다고 하거나 한다는 사실 때문이었던 것 같다. 기왕이면 누구나 알만한 사람 태우고 싶지 않을까. 이게 첫번째 아쉬움이었다.


아쉬움의 아쉬움 : 영화제를 하면서 게스트 분들을 모시며 점점 이 분들의 대단함이 느껴졌다. 아우라라고 해야하나. 처음에는 그냥 옆집 아저씨, 할머니 등으로 생각했던 분들이 진짜 VIP이고 중요한 게스트임을 느끼게 되더라. 영화를 전공하는 한국 학생들이 샤를 테송을 보고 사진을 찍어 달라고 하거나, 일본인이 아오야마 신지 감독님을 알아보곤 공손하게 사진을 찍어달라고 하는 것이나 쿠엔틴과 친구처럼 지내는 스캇을 본 것이나 락샨 감독님을 너무 보고 싶어 학교 수업도 빼먹고 영화제에 온 이란의 대학생 (부산의 대학교에서 유학을 온) 을 만난 것 등을 보지 않았더라도 내공이 있는 사람들에 대해 자연스럽게 존경심이 생겼을 것 같다.

솔직히 말로 표현하기 힘든 경험이었다. 어떠한 분야에서 최고의 위치에 오른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무엇인가는 주변 사람들에게 어떠한 영감이나 감명을 주고, 그래서 자연스럽게 존경하게 만드는. 아쉬움의 아쉬움은 내가 왜 진작 VIP로써 최선을 다해 모시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었다. 좀 더 진심을 다해서 모시고,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면 내가 변하고 발전하는 기회도 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생겼다.



▲ 락샨 감독님으로부터 선물 받았던 이란 담배. 그렇게 맛있진 않았던거같다. 그래도 잘폈습니다 감사히.



4. 출국

폐막식 다음날, 아오야마 신지 감독님이 오후 1시쯤, 락샨 감독님이 오후 4시쯤 출국 하셨다. (맞나 반대였나??) 마지막날의 감회는 정말 남달랐다. 아쉬움도 많이 남고 이제 만나지 못한다는 생각에 슬프기도 하고 뭐 그랬다. 아오야마 감독님과 출국장에서 다정스러운 사진을 찍었다. 처음에는 폐를 끼치기 싫어하시는 모습을 보며 일본인 다운 느낌을 받았지만 마지막에 편한 사이가 되어 다정한 사진을 찍어 주신 것이 아닌가 생각하게 되었다. 락샨 감독님은 나에게 자신의 손자 같다고 하시며 영화제 기간의 자원봉사에 감사하다고 말씀하셨다. 오히려 감사한 것은 내가 아닌가. 이렇게 저명한 분들을 모신 영광과 더불어서, 사람의 겉모습이나 외모, 별것 아닌 명성 보다는 내면의 열정이나 내공으로써 타인을 감동시키는 것이 진정한 감동이라는 것을 가르쳐 주는 점 등. 나도 나의 할머니를 보내는 느낌이 들었다. 



▲ 끝났다는 아쉬움에 찍은 마지막 차 사진. 내 차는 아니었지만 내 차처럼 닦고 하면서 탔다.



5. 영화제 이후

영화제를 통해서 많은 사람을 만나고 친해지고 또 헤어지기도 하고 싸우기도 하고 그랬다. 지금까지 연락하는 친구들도 있고 가끔씩 만나기도 하고. 사실 산다는 것은 크게 대단한게 없다. 사람이 좋아서 즐겁고 행복하기도 하고 눈물 흘리기도 하는 것. 비록 영화제의 기간은 길었다고 하면 길었고 짧으면 짧았지만 사람이라는 것, 그리고 추억이라는 것을 남기면서 말이다. 아쉬워 하기에는 너무 늦었고 다만 나는 과거를 추억할 뿐이다. 그리고 기회가 된다면 또 한번 경험 해보고 싶은 생각도 들었던 좋은 시간이었다. 

1. 10월 7일부터 폐막식 전날까지

여기서부터 대충 쓰게되는 이유는, 6일까진 대충의 스케쥴 표를 가지고 있어 기억이 나는데, 그 이후에는 스케쥴 표가 없기 때문이다. 스케쥴이 있는 것은 심사를 위한 영화를 보는 일정에 대한 것이고 그 일정이 끝나고 나서는 전적으로 게스트의 개인적인 시간이었기 때문에 어떤 예정 스케쥴을 짤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유동적으로 움직일 필요가 있어 스케쥴 표가 없었다. 어쨌든 기억에 남는 일을 몇가지 나열해 보면,


2.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과의 만남

정확히 기억은 안나는데 밤 9시쯤 빨리 마친 적이 있다. 이날, 다른 스탭으로부터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이 영화제에 조용히 참석했다는 소식이 있는데 격식을 차리는 것이 싫다고 하며 VIP로써 대접받기를 꺼려 한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비공식적으로 한국에 와 차량을 배차내지 못해서 호텔에 모실 차가 필요하다고 하여 내가 그 일을 하게 되었다. 쿠엔틴 타란티노. 세계적인 감독. 그 사람을 바로 앞에서 보는 영광을 얻게 되어서 무척 떨리기도 하고 그랬던거 같다. 영화를 보고 나온 쿠엔틴 감독은 배가 고프다고 하여, 레스토랑에 모시게 되었다. 단지 식사만 하신게 아니라 술도 곁들여 하였기 때문에, 무척 늦게 퇴근하게 되었지만 뭐 그렇게 싫진 않았다. 이날 기억에 나는 것은 쿠엔틴 감독이 방문했다는 소식에 봉준호 감독이 찾아와 함께 식사를 했다. 두분 친분이 있다고 하더라. 다음날엔 쿠엔틴 감독과 봉준호 감독의 오픈 토크가 열렸다. 보고싶었는데. 아참. 오픈토크에서 사회를 맡은 분이 내가 모시던 스캇 파운더스라는 게스트였다. 




▲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 사인. with love라고 적혀 있다. 내가 모신 게스트 외에 유일하게 받은 다른 게스트 사인. 뱃지에 받은 사인이라 차고 다녔더니 반 이상 지워지고 없다 지금은..



3. 이상한 소문에 대해서

이전에도 말했지만 거의 매일 밤 파티가 열린다. 이 파티는 게스트 분들을 위한 행사인데, 안에서는 이 행사를 관리하는 자원봉사자들이 따로 있다. 시간도 시간이고 무척 혼잡해서 통제가 완벽하지 않는데, 뭐 그런 소문이 돌았다. 뉴커런츠 운전 자원봉사자 애들이 파티에 들어와서 실내 흡연을 하고 음식을 마음데로 먹고 뭐 그랬단다. 근데 웃긴건 뭐냐면 나는 그날 그 행사에 가지도 않았다. 그리고 만약 다른 날에 내가 그 안에 들어갔다고 하더라도 그런 개념없는 짓을 하지도 않았고. 암튼 웃긴 일이었다.


4. 송정 밈 레스토랑

외국인 게스트와 한국인 게스트의 차이라고 할까. 정확히는 말하지는 못하겠지만 확실히 차이는 있다. 한국인 게스트 분들은 자신의 자원봉사자에게 밥을 사주거나 함께 있는 것을 좋아하는 등 나름 한국의 정 비슷한 것이 있다. 한국인 게스트 분들을 모신 자원봉사자들은 의외로 그 분들과 식사나 술 등을 함께 했다고 한다. 내가 모신 게스트 분들은 외국인 분들이라 별로 그런게 없었다. 대신 좋았던 점은 자원봉사자의 업무와 자신의 업무를 정확히 나누어서 본다는 점이다. 자원봉사자의 개인 시간에 대해서 터치를 하지 않고 급작스럽게 운행을 요구하거나 하는 것이 없고 운전에 대해서 느리게 간다거나 운전을 못한다고 화를 내지 않는다. 한국인 게스트 분들 중에서는 그러한 부분에 대해 터치를 하기도 한다고 한다. 아무튼 식사를 얻어먹을 기회가 별로 없었는데, 송정 해수욕장 앞의 밈 레스토랑에서 좋은 경험을 한 적이 있다. 밈 레스토랑의 주인 분께서는 영화제에 관심이 많다고 하시며 비록 큰 규모가 아니라 영화제에 스폰을 할 수는 없지만 자원봉사자들에게 식사라도 한끼 대접해 주고 싶다고 하셨다. 그래서 주제에 맞지 않는 고급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대접 받는 영광을 얻을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 너무 좋았다. 그런 경치 좋고 인심 좋은 레스토랑은 처음이었기 때문이다. 날씨는 정말 맑았고 기분도 맑은 좋은 경험이었다. 이 자리를 빌어 다시한번 감사합니다. 사장님




▲ 솔직히 조야한 블랙베리 카메라로는 경치를 담을 수가 없더라. 식사도 좋았고 분위기도 좋았고.. 



5. 태풍

영화제 기간 중에 태풍이 왔다. 사실 운전하는 자원봉사자들은 별로 힘들게 없었지만 셔틀버스 운영 같은 자원 봉사자들은 무척 고생했다고 들었다. 나같은 경우에도 이날은 고생을 좀 했는데, 게스트 분들이 쾌적하게 영화를 보고 일정을 하실 수 있도록 노력한 이유 때문이다. 호텔에서 우산을 빌려 게스트 분들이 비를 맞지 않도록 우산을 씌워드리느라 속옷까지 젖었다. 기억에 남는 것은, 아오야마 신지 감독님께서 식사를 사주신 게 기억난다. 일본 영화 관계자 분들과 식사하시는 자리였는데, 보통 방해가 되지 않게 그 식당에서는 식사를 하지 않는데 그날은 태풍이 심해 같은 식당에서 식사를 하게 되었고 그 모습을 본 감독님께서 식사를 대접해 주셨다.


이거 말고도 많은 추억이 있었는데 썰을 다 풀기에는 좀 그렇지 않나 싶다. 게스트 분들의 프라이버시도 있고 뭐.. 그래서 더 길게 쓰진 않겠다. 하지만 이 글을 쓰게된 이유가 있는데 그건 바로 게스트 분들에 대한 이야기이다. 게스트 분들에 대해서는 다음 포스팅으로 이어 나가도록 하겠다.



1. 들어가며

솔직히 처음 이 연재물 비슷한걸 쓸때는 하루 하루에 대해서 쓰려고 했다. 네이버에 검색해서 나오는 영화제 관련 참여기도 보통 그래서.. 나도 하루 하루에 대해서 어쩌고 저쩌고 감상을 쓰고 싶었는데, 생각해보니까 나는 별로 큰 추억이 없는게 문제였다. 뭐 일반 의전 했으면 누구를 태웠느니 누구를 봤느니 하는 걸 쓰겠는데 별로 그런게 없으니까. 



▲ 아마 날씨도 좋고 그래서 찍은 사진인듯. 우측 차량이 내 차량이었다.


2. 10월 4일 영화제 2일째

뉴커런츠 부문의 심사위원들의 일정은 단순하다. 하루 종일 영화를 보는 것이다. 뉴커런츠 부문의 영화를 보기 위해서 하루 3편 정도 영화를 보아야 한다. 그 영화 시간에 맞추어 영화관에 모시고, 또 식사 시간에 맞추어 식사를 거르지 않게끔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일정이다. 첫날에는 뉴커런츠 부문을 어떻게 심사할 것인지에 대해 기자회견이 있었다. 기자회견장에 따라가진 못했지만 분위기는 대충 느끼게 되었다. 영화제를 통틀어 기자회견을 하는 게스트가 몇이나 될까. 내 기억으론 이렇게 대규모로 기자회견을 하는 게스트는 거의 뉴커런츠 츠 심사위원 뿐이었던 것 같다. 

기억에 남는 것은, 정지영 감독이 심사위원에 참가하지 못한 것이 박근혜 정권의 입심이 있다는 소문(진짜 소문이었을 뿐, 정말 정지영 감독이 갑작스런 건강 악화 때문이었다. 만약 그러한 영향력 때문에 심사위원을 하지 못하도록 정부에서 조치한 것이라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매년마다 진보적 성향의 작품을 상영하는 부분도 막혔을 것이다.) 이 퍼진 이유에서인지 기자회견에서 아오야마 신지 감독에게 한 기자가 '천안함 프로젝트'의 영화 상영관 수에 대한 질문을 했다는 것이었다. 뭐 대충 떠올려 보면, 천안함 프로젝트라는 영화가 정부의 압력에 의해서 대규모 상영이 저지화 되어서 조기에 상영이 끝났다 이런 것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가 하는 질문이었던 것 같다. 그에 대한 아오야마 신지 감독의 대답이 걸작이었는데, 그는 그 영화를 보지 않아서 자세히는 모르겠지만 아무리 문제의식을 특출나게 잘 표현하는 영화라도 그 작품 자체가 상영되지 않고 하는 문제는 그 작품 자체 문제라는 식으로 대답했다고 한다.[각주:1]  어쨌든 이러한 기자회견이 끝나고 게스트 분들은 영화를 보는데 모시는 것으로 일정이 대부분 끝이 났다. 그리고 마찬가지로 밤에는 파티가 있었는데, 새벽쯤 되서야 퇴근할 수 있었다. 

이날 기억이 맞다면 밤에 파라다이스 호텔 쪽에 연애인들이 오는 행사가 있었다. 파라다이스 호텔은 되도록이면 안가고 싶었는데, 어떻게 가게 되었다. 생각해보면 이 때는 개막식날 보다 더 개판이었다. 호텔은 중고등학생들로 가득 차서, 차도 사람도 못움직이는 뭐 그런.. 고딴 날이었다. 나도 이날 덕분에 몇몇 연애인을 볼 수 있었는데, 기억에 남는 사람은 클라라였다. 좋았다.



▲ 지옥 같았던 파라다이스 호텔 앞이 정리된 이후. 


3. 10월 5일 영화제 3일째

3일째 되는 날의 일정도 별 다를게 없었다. 영화 시간에 맞추어 게스트 분들을 모시고, 식사에 모시고, 밤에는 파티에 참석하고.. 이 날은 특이하게 빨리 퇴근할 수 있었는데, 게스트 분들이 묵는 호텔에서 파티가 열린 탓이었다. 그래서 뭐 이 날은 별일 없이 지나갔다.


4. 10월 6일 영화제 4일째

이날은, 아침에 임권택 감독님과 샤를 테송의 아침 식사, 그리고 이후 일정을 동일하게 진행되었다. 이날에 기억나는 건, 사실 게스트 분들 일정 보다는 다른 것에 있었다. 내 기억이 맞다면 이날 감시자들이었나 더 테러 라이브 였나.. 아무튼 둘중 하나가 야외 상영을 했고 GV(guest visit 으로 영화 관계자와 직접 만나볼 수 있는 기회) 에서 연애인을 봤다는 거다. 코앞에서. 이때 봤던 사람들은, 아마 하정우 아니면 정우성, 한효주 였을 것 같다. 근데 무슨 영화였는지 정확히 기억 안나는데, 암튼 나는 저 사람들을 다 보긴 봤다. 좋긴 좋았다. 이날 밤에도 무슨 파티가 있었는데 무척 늦게 퇴근했던 것 같다. 한 새벽 4시 쯤??



▲ 차 사진 밖에 없는 이유는, 영화제 내도록 차와만 함께 했기 때문이다. 외로움

  1. http://star.fnnews.com/news/index.html?no=237674 [본문으로]

1. BIFF의 개막식은

부산국제영화제에서 가장 중요한 행사는 개막식 행사이다. 가장 많은 유명인사들과 기자들, 뿐만아니라 일반 엄청나게 몰려오는 일반 시민분들. 세간의 이목이 이곳 영화의 전당으로 몰리는 날이다. 세상에 시작에 관련된 격언이나 명언이 지나치게 많으므로, 그 시작의 중요성은 더 이상 필력하지 않아도 족하다. 이날의 긴장감은 생각보다 짙기도 했다. 익히 이전 교육에서 개막식의 중요성이나 혼돈에 대해서 들어왔기 때문에 머리 속으로 몇번이고 연습해 왔던 행동을 그대로 실천하기만 하면 괜찮을 것 같았다. 물론 이전에 사전근무를 다른 자원봉사자들보다 많이 했기 때문에 조금 덜 긴장하기도 했다. 개막식 그리고 전날 등, 영화제에서 초청된 게스트, 그리고 개인적으로 참석하는 게스트 등 많은 사람이 짧은 기간에 공항으로 몰린다. 이 날의 가장 큰 포인트는 운전이라는 특성의 포인트, 안전운전을 제외하고, 신속하게, 그리고 정확한 장소로 의전을 행해야 하는 점이다. 어쨌거나 아침부터 공항으로 나가 끊임 없이 입국하는 게스트 분들을 태우는 것으로 시작했다. 나는 VIP 였기 때문에 나의 게스트 분들만 모시면 되었으므로 다른 일반 의전보다 여유가 많았다. 이 날은 개막식의 행사 밖에 없으므로 게스트 분들을 호텔로 모시고, 필요하다면 (쇼핑이나 구경이 하고 싶다고 게스트 분들이 원하면) 근처에 모시며 개막식에 맞추어 레드카펫에 내려드리는 것으로 끝나는 날이었다.



▲ 모든 이목이 집중되는 영화의 전당 사진출처 : 영화의 전당 공식 블로그



2. 나의 게스트

부산국제영화제는 비경쟁영화제이다. 칸느영화제나 여느 영화제처럼 각본상 감독상 작품상 같이 작품끼리 경쟁을 붙이는 영화제가 아니라 영화를 상영하고 그에 따라 게스트 분들과 일반 관객이 새롭고 좋은 영화를 함께 나누는 영화제이다. 하지만 부산국제영화제에도 경쟁부문이 있는데, 그 부문이 바로 뉴커런츠 부문이다. (물론 플래시 포워드라는 경쟁부문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나의 게스트 분들은 이런 경쟁부문의 심사를 맡은, 심사위원 분들이었다. 원래 제 18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뉴커런츠 부문 심사위원은 총 5명으로, 아오야마 신지 감독, 락샨 바니에테마드 감독, 스캇 파운더스, 샤를 테송, 정지영 감독이었는데 정지영 감독의 개인적 사정 (질병) 으로 참석하지 않게 되었다. 이 뉴커런츠 부문에 배정된 차량은 총 2대였다. 



▲ 뉴 커런츠 부문 심사위원 분들. 좌측으로 아오야마 신지, 락샨 바니에테마드, 샤를 테송, 스캇 파운더스, 사진출처 :  스포츠 서울닷컴[각주:1]




3. 아침

전날에 락샨 감독님이 입국하셨고, 개막식 당일에는 나머지 세분이 입국하셨다. 내 기억이 맞다면 스캇 파운더스와 샤를 테송 이 두분이 먼저 입국하였고 이후 아오야마 신지 감독이 입국하였다. 나는 스캇 파운더스와 샤를 테송을 모시고 호텔로 향하였다. 해운대 센텀시티에서 김해공항까지 그렇게 먼 거리는 아니지만 서부산IC 에서 사상까지 조금 막힌 탓에 조금 시간이 더 걸렸던 것 같다. 그것 외엔 큰 문제는 없었다. 개막식 까지 시간은 많이 남았으므로 좀 쉬었다.

다만 다른 일반 의전은 바쁜 시간을 보냈다고 한다. 몰려드는 게스트 분들을 감당하기 위해 평균 3~4회 김해공항과 호텔을 왕복해야 하고 쉴 시간 없이 호텔과 개막식장을 또 그만큼 왕복하게 되는데, VIP는 정해진 게스트만 모시면 되었으니까 좀 편한 것도 있었다.



▲ 저녁에는 이 곳이 지옥으로 변한다. 



▲ 이른시간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있었다. 



4. 개막식

개막식 시작이 저녁 6시인가 5시인가 뭐 그랬던거 같다. 영화의 전당은 개막식 인파들로 아침부터 북적거리기 시작하는데, 뭐랄까 개막식으로 사람들이 들떠 있는 기분이 나에게도 전해지는 기분이다. 나도 들뜨기 시작한다. 드레스와 정장을 멋드러지게 입은 게스트 분들을 호텔 앞에서 태우고, 영화의 전당으로 출발했다. 퇴근 시간과 비슷해서 한 5키로도 안되는 거리에 의전 차량과 일반 차량이 뒤엉켜 정말 도로가 엉망진창이었다. 일반 관객들도 너무 많이 오기 때문에 차량 - 사람이 뒤엉키는 그런 비슷한 광경이었다. 

정신 없이 차선에 끼어들고 레드카펫 앞에 섰을때, 문이 열리면 사람들의 환호성이 터져 나오고, 카메라는 연신 플래쉬를 터뜨리고. 정신이 없었다. 이런 영광스러운 순간을 즐길 정도로 여유도 없었다. 밀려오는 차량에 부랴부랴 차를 공터로 옮기기 바빴을 뿐. 어쨌든 지금 생각해보면 아쉽기도 하고 뭐 또 설레이기도 하고 그런다.

개막식, 개막작이 끝나는 동시에 게스트 분들은 호텔로 돌아가기 때문에 차량을 대기시켜놓고 게스트를 맞이할 준비를 한다. 1시간 가량 시간이 있는데, 사실 연애인들이 개인적으로 끌고 온 밴, 차량과 의전 차량이 함께 뒤엉켜서 정말 혼돈 그 자체였다. 뭐라 표현할 말이 없다. 이건.. 솔직히 겪어보지 않는 이상.. 어쨌든 그런 지옥을 뚫고 개막작이 끝난 이후 나의 게스트 분들을 모시고 호텔로 향했다. 




5. 뒷풀이

영화제의 밤은 어두워지지 않는다. 나도 그렇지만, 낮에는 기력없이 보내다가 밤만 되면 술도 진탕 마시고 혈기 왕성해진다. 영화제를 즐기는 사람들도 마찬가지인가보다. 거의 매일 밤 영화인의 밤이 이어지는데, 해운대 광안리 근처의 클럽 등지에서 열리기도 하고 해운대의 호텔에서 열리기도 하고 뭐 그랬다. 개막식 날에도 당연히 그런 파티가 있었고, 게스트 분들을 행사장으로 모시고 하염없이 기다려야 했다. 이때 VIP조의 단점을 알게 되었다. 앞서 말한 것 처럼 VIP는 그렇게 바쁜 순간은 없지만 늦은 시간까지 기다리고 운전을 해야 한다. 만약 게스트가 술을 진탕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대체 언제 집에갈지 모른다. 정말로.. 어쨌든 첫날이라 그런지 생각 외로 빨리 게스트 분들이 호텔로 가셔서 퇴근 할 수 있게 되었다. (사실 그 시간도 한 새벽 2시였던걸로 기억한다.



  1. http://news.sportsseoul.com/read/photomovie/1247460.htm [본문으로]

* 사실 오늘 12월 16일은 자원봉사를 한지 2달이 넘은 관계로 정확하게 기억해서 쓰는 글은 아니며, 일기형식으로 씁니다.


1.9월 23일, 임권택 감독 회고전

  올해 부산국제영화제는 다른 해들과 달리 한국영화 회고전이 영화제가 시작하기 1주일 전 부터 열렸다. 다른 해와 달리 대한민국 영화 산업을 이끌어온 거장 '임권택 감독'의 작품이 무수히 많은 탓이라고 생각하기로 했다. 임권택 감독! 대한민국 영화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던 사람이라면 이 이름 석자에 웅장함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이 대단한 분의 회고전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된다는 것은 영광스러운 일이다. 사실 처음 내가 임권택 감독님 회고전에 사전 근무를 자청한 이유는, 다소 부산지리에 대해서 약한 탓도 있고 (부산은 도로가 더럽다 보니, 부산에 5년 정도 살았음에도 불구하고 자차를 몰고 온 적이 거의 없다.) 가장 큰 이유는 그 기간에 딱히 별로 할 일이 없었기 때문이다.

  공식적으로 첫 자원봉사 날이었고 긴장감도 있었고, 설렘도 함께 가지고 있었다. 사전근무이므로 다른 자원봉사자들보다 자원봉사 옷을 선지급 받았다. 크게 의미있는 건 아니지만 남들보다 먼저 경험해볼 수 있다는 건 상당히 즐거운 일임은 틀림 없다. 협찬 받은 차량은 아직 입고되지 않아서 어쩔 수 없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이미 운용하는 차량을 (이것 또한 협찬받은 차량인 듯 했지만) 배정받게 되었다. 차량은 임권택 감독님의 차량 외에는 전부 카니발이었는데, 운전병 출신이라 상당히 다양한 차량을 몰아보았던 나에게는 크게 부담이 되진 않았지만 몇몇 친구들은 상당히 부담스러워 한다는 것을 느꼈다.


  23일의 일정은 그렇게 복잡하지 않았다. 영화의 전당에서 회고전 개막식이 거행되었고 그 이후 회식이 끝이었다. 출근 후, 차량을 일괄적으로 주유하고 세차를 한 다음, 점심식사를 하고 오늘 가야 할 주요 장소에 대해서, 차량을 통해 먼저 가보는 시간을 가졌다. 이후 김해공항에 일괄적으로 가서, 손님을 맏이 할 준비를 하였다. 가장 먼저 도착하는 분은, 임권택 감독님과 임권택 감독님과 친분이 깊은 가수이시며 음악감독님이신 김수철 선생님이었는데, 내가 김수철 감독님을 모시게 되었다. 김수철 감독님 외 한분 더 계셨는데 누구셨는진 기억이 잘 안난다.. 김수철 선생님은 참고로 그 유명한 치키치키차카차카초! 날아라 슈퍼보드를 만드시고 부르신 분이시다. 어쨌거나 김해공항 국내선 귀빈 출입구에서 대기하였다.



캬!! K9의 자태!!


  참고로 내가 배정받은 카니발은 꽤 풀옵션이었다. 선루프 빼곤 최고 옵션인 듯 싶었다. 근데 네비가 없는 건 함정. 물론 네비가 없어도 충분히 많이 왔다 갔다한 길이고 멀지도 않아 조금 헤매도 큰 문제 없을 거리였지만 네비를 생활화 하다가 없으니까 너무도 불안하더라. 특히 내 핸드폰은 블랙베리라서 통신사에서 제공하는 네비를 사용할 수도 없었고.. 정말 그냥 내 몸만 믿고 갔다. 근데 영화의 전당으로 돌아오는 길이 잘 생각이 안나더라. 곧 임권택 감독님을 뵌다는 것 때문이었는지, 귀빈을 모시게 되는 긴장감 때문이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자신이 없어서 K9 운전하는 자원봉사자에게 같이 움직이게 된다면 선두에서 잘 따라 올 수 있도록 천천히 가달라고 부탁했다. 조금 기다리니 귀빈실에서 임권택 감독님과 사모님 그리고 임권택 감독님의 아드님 (권현상), 김수철 감독님과 지인분이 나오셨는데, K9에는 임권택 감독님과 사모님이 타시기로, 그리고 카니발엔 김수철 감독님, 지인분, 그리고 권현상씨, 이렇게 타려 했으나 권현상씨가 K9을 타겠다고 하셨다. (좀 오해의 소지가 있는데, 권현상씨가 자기는 카니발이 구려서 세단을 타겠다 따위가 아니라 김수철 감독님이 불편하실 것 같아 K9을 타겠다는 의도가 다분했다. 자신의 아버지 임권택 감독의 아들이라 성공하기 보다는 자신의 이름으로 성공하겠다는 생각으로 가명을 쓴 것처럼 당당하고 멋진 분이었다.)

  어쨌거나 정말 오랜만에 귀빈을 모시게 되었는데 긴장감이 장난이 아니었다. 아마 이등병때 이후로 이렇게 운전한건 처음이지 싶다. 아니 생각해보면 군대때보다 훨씬 조심해서 운전했다. 근데 생각보다 귀빈 분들이 운전에 대해서 크게 신경을 쓰진 않으셨다. 나도 군대에서 운전병을 하면서, 옆에 타는 선탑자가 운전이 답답할 때나 위험할 때에나 반응을 보이지, 조금 급발진 한다고, 조금 급정거 하는 것에 구구절절 간섭을 하진 않았는데, 그것보다 더 편한 느낌이었다. 왜냐하면 나는 자원봉사자였으니까.. 군인은 아니니까..


  김해 공항에서 오던 길이 복잡하진 않았지만 공항까지 꽤 오래 걸렸다. 무조건 정속을 유지하고 급발진, 급정차 하지 않기 위해서 애쓴 결과다. 타신 두 분이 편안했는지는 모르겠지만 답답했으리라곤 생각했다. 도착하고 나니까 등에 땀이 너무 많이 나있었다. 호텔 옆가에 차를 대고 휴식을 취하고 편의점을 들려 간단히 식사를 했다. (햄버거 쪼가리 먹었음..) 호텔 앞에서 안성기 배우님과 강수연 배우님 등을 봤다. 이 두분은 영화제 내도록 계속 뵌걸로 기억한다.

  조금 기다린 다음, 영화의 전당에서 회고전과 관련한 행사에 모시는 운행을 하였고, 개막작과 함께 진행되는 행사라 상당히 오래 대기하여야 했다. 저녁먹고 싶은 생각이 안들고 그냥 자고 싶어서 영화의 전당 1층에 있는 조그만 공원에서 잠을 잤다. 개막식 행사가 끝나고 회식이 있었는데 회식 장소가 해운대 쪽 모르는 횟집이라 네비가 없던 나는 그냥 쉬다가 다른 사람들이 모두 운행 종료된 시점에서 다같이 퇴근했다. 





2. 9월 24일, 임권택 회고전 2일차

  이 날은 솔직히 별로 한게 없다. 원래는 오전에 공항 의전 (호텔 -> 공항) 1번과 오후에 공항 의전 1번이 끝이었는데, 오후 일정의 권현상 배우님이 오전에 임권택 감독님과 함께 가시는 바람에 오후 스케쥴이 취소 되었다. 오전 스케쥴에서, 명필름 대표님이신 심재명 대표님을 모시고 공항으로 가게 되었는데, 솔직히 말하면 대표님이 쪼금 늦게 나오시는 바람에 비행기 일정에 늦을 뻔 했다. 그래서 대표님께 양해를 구하고 동서고가도로에서 신나게 밟은 날이다. 덕분에 15분 전, 안전하게 도착. 솔직히 심재명 대표님에 대해서는 잘 몰라도 명필름이라는 이름을 많이 들었는데 대표님을 직접 뵙게 되다니. 그리고 그렇게 유명하신 분 치고 대단히 수수하고 구김이 없는 점이 인상 깊었다. 이틀동안 하면서 느낀 점은, 꽤 유명한 사람이라고 해서 그렇게 무서워 할 필요는 없다는 점이었다. 우리가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생각해보면 나랑 똑같은 사람이고 정말 미친 사람이 아닌 이상 내가 해주는 일이 자신이 누려야 할 당연한 혜택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대단히 고맙게 생각해준다는 것이다. 어쨌거나 이 날은 금방 일이 끝났지만 조금 자신감을 얻고 또 두려움을 떨칠 수 있게 한 날이었다. 



1. 지난 날을 되세겨 보며

 

부산 국제영화제가 끝났습니다. 처음에는 생각했던거보다 더 힘들어서 다시는 부산 국제영화제 자원봉사를 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도 했는데 지금 돌이켜보면 내년에도 또 하고 싶다는 생각도 드네요. 면접을 볼때만 하더라도 누구보다 열심히, 그리고 최선을 다해서 자원봉사를 하겠다고 말했던거 같은데 막상 매주말마다 이어지는 교육과 조기근무 등으로, 그런 마음가짐은 온데간데 없이 힘들기만 하다는 생각만 하게 되더랍니다. 그래서, 영화제 중반 쯤에는 좀 심적으로 헤이해지는 제가 싫어서 더욱 더 열심히 하려고 나름 노력했던거 같습니다. 영화제가 끝나고 마지막 근무, 그러니까 제 게스트 분들을 공항으로 내려드릴 때 기분은 뭐랄까, 군대 전역할 때 느낌이 들더랍니다. 시원하기도 하고 섭섭하기도 하고.. 뭐 어쨌든 끝나고 나서야 그때 왜 그랬을까 더 잘할 수 있었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들면서 내년에 또 하면 더 잘할 자신이 있을 것 같다 라는 생각까지 하게되더라구요. 태풍이 몰아치던 날에 홀딱 젖으면서 다짐했던, 다시 내가 이거 하나 봐라 같은 마음은 싹 사라지고 어느새 또 하고 싶다라는 생각을 하다니. 참 사람이란 모를 일입니다.

먼저, 이런 참여기를 쓰기로 마음 먹은 것은, 면접 때였습니다. 면접 보기 전 인터넷을 엄청 뒤졌는데 생각보다 BIFF 자원봉사에 대한 특히 의전운영에 대해 상세한 기록이 없길래 아 내가 쓰면 되겠구나 생각했습니다. 영화제를 하는 중에 시간 날때마다 일기처럼 써야겠다 마음 먹었는데 생각보다 짬이 안났고 (잠자느라 바빴음) 끝나고 나서 미뤄두었던 개인적인 업무들을 끝내느라 이제서야 써봅니다. 하지만 부산국제영화제의 자원봉사, 특히 의전운영에 대해서 상세히 기술하는 것이 문제가 되진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왜냐하면 제가 자봉을 통해 얻은 BIFF의 정보들을 (예를 들면 배우들의 동선이나 쉽게 볼 수 있는 방법 등) 공개해 버리게 되면 여기저기서 악용할 우려가 있을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되도록이면 민감할 수 있는 부분은 제외하고 기술하겠습니다. 그리고 만약 이 글을 보시고 BIFF 운영 측에서 이 부분은 안된다고 하는 부분이 있으시면 whitedeath@gmail.com 으로 메일 보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2. 오리엔테이션

 

면접이 끝나고, 최종 합격 발표가 납니다. 올해의 경우 제가 기억하기로 800명이 넘는 자원봉사자가 일을 했고 약 4000명에서 5000명쯤 되는 사람이 지원했다고 하더라구요. 최종 합격 발표 후에는 당연하지만 오리엔테이션이 있습니다. 모든 자원봉사자들이 모여 개략적인 운영 방법이나 마음가짐 등에 대해서 되세길 수 있는 자리이며 함께 일하게 될 동료들과 스텝분들과 인사를 나눌 수 있는 자리입니다. 솔직히 오리엔테이션을 다시 떠올려보면 좀 비효율적으로 시간을 낭비하는 느낌이 있습니다. 오후 2시쯤 모여 4시간 가량 전체 오리엔테이션 후 6시부터 팀별 오리엔테이션을 한 3시간 가량 가진 다음 뒷풀이로 이어지는 식인데, 솔직히 전체 오리엔테이션에서 스텝분들이 올라오셔서 간단히 자기소개를 하며 시간을 보내는데, 좀 더 솔직히 말하면 시간이 지나면 누군지 하나도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스텝과 자원봉사자를 별개처럼 취급해서는 안되지만 차라리 그러한 인사는 간단히 끝내고 스텝분들에 대한 소개는 조그마한 안내책자로 배포하며 팀별 오리엔테이션에 좀 더 비중을 두는 편이 더 좋을 듯 싶네요. 전체 오리엔테이션 후 팀별 오리엔테이션이 진행되며 팀별 오리엔테이션도 뭐 자기 소개하는 시간입니다. 그 시간이 끝나면 뒷풀이로 이어지며 술과 함께 사람들과 친해지는 시간이 옵니다.

 

3. 초청팀 전체 교육

 

'의전운영'은 대략 100여명이 넘는 사람들로 구성되며 다른 팀, 게스트서비스, 공항운영 등과 함께 '초청팀'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의전운영의 수가 많다 보니 의전운영만 따로 구성할 수도 있었겠지만 솔직히 의전은 남자들 밖에 없어 자칫 처음부터 재미없어 하는 사람들이 생길 여지가 있어 초청팀으로 묶은 이유도 있는 것 같았습니다. 어쨌거나 첫번째 교육에는 부산국제영화제에 대한 개략적인 설명, 영화의 전당 건물에 대한 설명이나 중요 인물들에 대한 소개 등으로 이어집니다. 전체 오리엔테이션에서 내주었던 어떠한 특정 과제물에 대한 발표도 더불어 했습니다. 과제물은 특정 주제에 대한 UCC제작이었지만 언제든지 바뀔 수 있으니 크게 신경쓰지 않으셔도 될거 같네요.. 아무튼 전체 교육 이후에는 팀별로 찢어져서 교육이 이어집니다.

 

4. 의전운영 교육

본격적인 교육이 시작됩니다. 제 기억에 교육은 대략 4회 정도였던거 같고, 공식적으로 교육 훈련으로 와야 하는 횟수는 한 5회에서 6회 정도가 됩니다. 거의 오리엔테이션 후에는 1주일에 한번씩 교육을 해야합니다. 물론 이정도 쯤이야 충분히 감수할 수 있는 수준이지만 생각보다 기간이 늘어지다 보니 (2달정도에 걸쳐) 지치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래서 처음에 참여율이 무척 높지만 나중에는 조금 참여율이 떨어지는 것 같더라구요.

교육은 당연히 어떤 일을 하는지에 대한 교육이며 기본적인 룰에서부터 어떤 길이나 어떤 호텔에 가게 될런지에 대한 교육을 합니다. 솔직히 말씀 드리면, 사진 상으로 확인하는 것으로써 의전 교육이 100% 되었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개인적으로 아쉬웠던 점은, 의전이라는 부분은 '고가의 장비'를 다루는 무척 위험한 업무임에도 불구하고 실내교육 위주로 짜여 있다는 점입니다. 영화제 주최 측에서 대부분 교육을 야외로 돌리는 것은 비용, 시간적 문제가 있다는 것은 자명한 일이나, 주로 이용하게 되는 도로에 대한 것이나 하차 장소, 대기 장소 정도는 2~3회 정도 반복해서 학습시키는 것이 필요하리라 생각됩니다. 물론 야외 교육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닙니다. 1회 정도 실제 가게 될 장소에 대한 교육을 진행하는데, 이때 재대로 숙지하지 않으시면 실무로 나가 무척 어려움을 겪게 되십니다. 꼭 열심히 들으시길..


5. 의전운영 팀 차량 배정

부산국제영화제 의전으로 사용되는 차량은 100대 가량으로 상당히 많은 차량이 지원됩니다. 차량은 스폰서에 따라 다르겠지만 주로 KIA에서 후원을 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의전은 VIP를 상대로 하는 경우이므로 고급 세단이 대부분이며 때에 따라서는 SUV 차량도 있습니다. 물론 100대 차량 모두 최고급 차량인 K9 이나 에쿠스 같은 것을 배정하면 형평성에 문제가 없을지 모르겠으나 때에 따라서 카렌스나 스포티지 같은 차량을 배정받기도 합니다. 차량 배정은 매년 조금씩 차이가 있습니다. 하지만 차량 배정에는 어느 정도 규칙이 있는데,

전일 근무, 사전 사후 근무가 가능한 사람은 최고급 세단으로 배정하는 편입니다. 이런 분들은 VIP 의전으로 지정될 가능성이 있고, 영화제 측에서는 최고급 인력으로 언제, 어디서나 쓸 수 있는 인원들에게 최고급을 배정하는 듯 합니다. 마찬가지로 전일 근무가 불가능 하고, 주말만 근무하는 경우 등에 있어서는 SUV 류를 배정하는 편입니다. 물론 이러한 부분은 영화제가 매년 거듭될 수록 달라질 수 있는 부분이므로 정해진 규칙이다 라고 생각하시면 조금은 곤란합니다. 의전운영 교육 중에 차량을 배정하게 되며, 자원봉사라는 점에서 차량이 마음에 들지 않다고 얘기를 하면 가능한 한 바꾸어주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자원 봉사의 취지는 내가 놀기 위한 것이 아니라는 점, 최초 지원 동기 상에서 자신있게 밝혔던 자신의 목표와 조금 맞지 않는다는 점에서 꼭 세단이 아니면 안되는 경우가 아니라면 수긍을 하시는 편이 좋습니다. 분명 여러분들은 면접에서, 세단 몰아보고 싶어서 지원한게 아니라 봉사를 하기 위해 지원 했다고 말했을 것이니까요.


6. 의전운영 팀 차량 입고

차량의 경우 공장에서 막 출고된 신차, 랜트 업체에서 후원받은 랜트카로 크게 구분합니다. 어쨌거나 입고되는 차량은 바로 운행할 수 있게끔 되어 있는 게 아니므로 정비가 필요합니다. 주유나 세차, 스티커 작업 등이 그러합니다. 교육의 일환으로 반강제적으로 운영할 수 있겠지만 금번 영화제에서는 자율로 맡겼으며 생각보다 참여하는 인원이 많지는 않아 상당히 시간이 많이 걸렸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이 기회를 통해서 차량을 조금이라도 몰아볼 수 있는 기회가 되고, 함께 일하는 사람들과 업무를 맞추어 볼 수 있는 기회가 됩니다. 물론 다른 교육과는 달리 자원봉사로 인정되어 사전 근무로써 식비나 교통비, 자원봉사 시간 등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렇게 대충 사전 교육훈련이 끝나면 본격적으로 영화제의 자원봉사자로써 임무를 수행하게 됩니다. 의전운영 실무에 대해서는 다음 글에서 사진과 함께 기록해볼 생각입니다. 

 

부산국제영화제 자원봉사에 지원했습니다. 지원 분야는 의전운영이었구요. 여러가지 부서 중에서 의전을 한 이유는 제가 딱히 영어를 잘하는 것은 아니고 그나마 자신 있는게 운전이었기 때문입니다. 어쨌거나 이제서야 늦게 쓰는 이유는 설레발을 떨다가 떨어지는 일을 미연에 방지하고자 하는 일이었습니다.

 

1. 자기소개서

자기소개서가 꽤 비중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솔직히 자기소개서에 크게 신경쓰지 않았는데 (최근에 자기소개서에 대해서 부정적인 생각이 들어서) 생각 외로 면접을 하면서 자기소개서가 중요하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기업에서 요구하는 자기소개서와 조금은 다르게 생각하는 것이 중요하다 생각합니다. 물론 어느 정도는 기업에서의 자기소개서에 바탕이 되겠지만 면접전형에서 기업에서는 자기소개서에 있는 내용 뿐만 아니라 다양한 면접질문을 준비해 놓고 있기 때문에 면접의 비중도 대단히 높아 따로 준비를 해야할 지경이지요. 하지만 본 자원봉사는 기본적으로 '자원봉사'라는 측면에서 면접 전형에서 대단한 무엇인가를 요구하지 않습니다. 그저 자기소개서에 있는 부분을 통해 이야기를 끌어내고 어떠한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동감하는데 그 의의가 있는 것으로 보이더군요.

어쨌거나 어떤 분들은 자기소개서에서 요구하는 분량을 모두 꽉 채우는게 좋다고 하시는데 저의 경우에는 기업의 자소서를 쓰듯 어느 수준 이상의 분량을 오버하지는 않았습니다. 대충 300~500자 정도의 내용을 썼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물론 하고싶은 이야기를 다 한 것도 아니고 그냥 떨어져도 그만 안떨어져도 그만 이런 생각으로 쓴 것이 커서 대충 쓴 부분도 있지요. 어쨌거나 의전이라는 부분에서 무언가 대단한 것 - 이를테면 해외 여행이나 영어 실력을 묻는 것은 아니었기 때문에 필요한 것은 충분히 있었나봅니다. 서류가 된 것이 보니..

그러니까 명확히 말씀드리면 자신이 지원하는 분야에 대해 맞춤 자기소개서가 필요하다는 겁니다. 만약 외국인들을 맞이하는 Guest Service 영역에서는 당연히 외국어 영역이 중요할 것이고 그에 따른 자신의 경험이나 실력을 풀어나가는 것이 좋겠지요. 하지만 중요한 포인트는 자원봉사라는 점에 맞추어 무언가 대단한 것을 포장할 필요까지는 없다는 점입니다. 이것이 가장 기업 자소서와 차이점으로 생각되기도 하는데요, 거짓말이나 지나치게 허세를 부리지 않는 한도에서 자신의 생각을 자유롭게 풀어나가는 것으로 족하다 생각됩니다. 요컨대 솔직하게 쓰는 것이 중요한 듯 싶네요. 물론 자신이 하고싶은 분야보다 자신이 잘할 수 있는 분야에 지원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꼭 자기소개서를 쓰시고 나서 한글이나 워드로 저장을 해두시면 좋습니다. 이거 의외로 지원서 저장 안해서 면접하기 전에 지원서를 홈페이지 게시판에 요구하시는 분들이 너무 많더라구요.

 

2. 면접

면접에 대해서 많은 것을 고민했습니다. 막상 덜컥 서류전형이 되니까 조금 욕심이 생기더라구요. 솔직히 부산국제영화제라는 봉사활동이 진정으로 타인에게 봉사를 하는 그런 봉사활동은 아닐지는 몰라도 누구나 쉽게 경험해 볼 수는 없는 것이라는 점에서 대단한 메리트가 있죠. 어쨌거나 네이버에서 수 많은 블로그 글을 보았고 많은 도움도 받았습니다.

 

복장부분 : 서류가 합격하시면 나오는 안내글에서처럼 복장은 가볍고 편한 복장이면 됩니다. 물론 정장을 입고 가셔도 무방합니다. 다만 면접의 기간이 한여름이라는 점에서 정장을 입고가면 너무 덥겠죠. 그리고 다른분들도 가벼운 옷차림으로 다들 오시더군요. 전 반바지를 입으면 안되는줄 알았는데 반바지를 입고 오시는 분들도 계시더군요. 어쨌거나 그냥 편안하게 오시면 됩니다.

 

질문부분 : 분명한건 지원 분야별로 질문은 다르다는 점입니다. 커다란 회의실 같은 곳에서 삼삼오오 팀을 져서 면접을 진행하는데 분위기 자체가 조용한 곳에서 진행하는 것도 아니고 약간은 어수선 한 분위기 입니다. 그래서 오히려 더 긴장되기도 하는 듯 하더라구요. 수많은 블로그에서 언급하듯 편안한 면접을 진행합니다. 어떤 정해진 질문을 하기보다는 즉흥적으로 생각나는데로 질문을 합니다. 그래서 자기소개서 부분이 중요하다고 하는 점은 주로 자기소개서에 나온 것 중에서 흥미있는 부분, 궁금한 부분에 대해서 질문을 한다는 점입니다. 저 같은 경우에도 자기소개서에 있던 운전경력에 대해서 어떤 일을 했는지를 물으셨고, 따로 자기소개해보세요 이런 것 없이 진행되었습니다. 그래서 어떠한 질문이 나온다고 얘기하기는 좀 그렇고 자기소개서에서 나올 수 있을 만한 질문을 뽑아서 준비해보시는 것이 좋을 듯 싶습니다.

저같은 경우에는 '자기소개' '역량' '경험' 등등 포함해서 간단한 영어질문, 자기소개나 영화의 전당 가는 길 등 20문제 정도 준비해보았는데 솔직히 말씀드리면 별 도움은 안되었습니다. 막상 가서 정형화된 질문을 하지 않으니까 머리쏙에서 정리가 되지 않고 무분별하게 답변이 나오더군요. 그래서 그냥 포기하고 진짜 하고싶은 얘기, 거짓과 가감없이 얘기를 했습니다. 기억에 남는 질문은 왜 부산국제영화제를 지원했는지에 대해서 질문하셨는데 머리속이 우왕좌왕 하다가 결국에는 기업 자소서 쓰는데 봉사활동란에 쓸게 없어서 썼다는 식으로 말하고 말았지요. (솔직히 답해도 된다는 말에 혹해서 그만..) 이런 실수는 어쩌면 치명적일 수도 있겠다 싶었습니다.

그래서 어쨌든 드릴 수 있는 말은 되도록이면 자기를 포장하기보다 사실대로, 진실되고 말하면 족하다는 것입니다. 오히려 저처럼 준비를 하고 무언가 꾸미고자 하니까 머리속에서 하려고 했던 말이 생각나지 않는 아주 안좋은 상황을 맞닥드리게 되었습니다. 그러니까 자기소개서 충분히 숙지하시고 편안히 임하시면 됩니다.

 

아참 기본적으로 부산국제영화제란 어떤 영화제인지 정도는 숙지하시는게 좋습니다. 돌발적으로 부산국제영화제는 언제 열리나요 하는 질문에 벙찔 수도 있습니다. 언제 열리는지, 그리고 부산국제영화제의 의의는 무엇인지 정도는 알고 있어야 겠지요. 그리고 되도록 한번이라도 부산국제영화제에 참여해보시는 것도 중요한 포인트가 될 듯 싶습니다. (많이 참여할 수록 좋은 영향이 있을 것은 자명하구요.)

 

솔직히 별 도움이 될만한 글은 없네요. 어느 블로그에서든 볼 수 있는 말 뿐이네요. 저는 처음에 블로그 하는 사람들이 구라치는게 아닌가 싶었는데 정말 그렇더군요. 그냥 편안한 면접이며 솔직하고 당당하게 답하시면 좋은 결과 있을 것 같습니다. 이 글을 쓰는 이유는 면접까지 되면 꼭 나도 부산국제영화제 자원봉사 참여기 같은 글 써보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감사합니다.

* 본 문서에는 드라마 '나인'에 대한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만약 보지 않으신 분이라면 가급적 글을 읽지 마시길..

 

 

 

 

 

 

1. 서두

 

 

드라마 나인을 이제서야 봤습니다. 재미있는 드라마, 웰메이드 등 많은 얘기를 듣긴 했지만 이상하게 케이블의 드라마는 챙겨보기가 힘들더라구요. 나인은, 생각 외로 무척 재미있는 드라마였으며 잘 만들어진 드라마이긴 했습니다. 하지만 드라마의 결말을 보고 나서는 쉽사리 스토리가 이해되지 않고 오히려 더 생각이 복잡해지고 말았지요. 그래서 나인에 대한 결말을 사람들은 어떻게 해석하는지 인터넷에 검색을 해 보았지만 썩 마음에 드는 해석이 없기에 이렇게 제 블로그에 나마 나름의 결론을 내보고자 합니다.

 

 

2. 결말의 해석

 

 

 2-1. '작은 선우' '큰 선우' 로 나누는 결말

 

 

네이버에서 검색하면 가장 많이 나오는 결말 해석으로, 큰 선우를, 과거로 돌아가 죽어버린 선우로, 작은 선우는 그 과거에 존재했던 선우로 나누어 해석하는 결말입니다. 10년 전으로 돌아갈 수 있는 향을 통해서, 큰 선우가 과거의 작은 선우를 통해 미래를 바꿀 수 있게 되는데, 이 해석에 따르면 결국 큰 선우는 작은 선우의 미래를 바꾸는데 성공을 하게 되고 (이를테면 뇌종양 같은 것) 결국 해피엔딩으로 진행된다는 것입니다. 마지막 회에서 보면 가장 나중의 사건으로 선우와 여주인공 (이름이 기억안나네요) 의 결혼식 장면이 나오는데, 결국 작은 선우는 그 여주인공과 결혼을 하게 되겠지요. (모든 것은 제자리로)

 

 

 

하지만 이 해석에는 맹점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작은 선우와 큰 선우를 나누어 본다는 점입니다. 애초에 큰 선우가 향초를 구할 수 있었던 것은 형의 죽음 때문이었으나 큰 선우가 바꾸어버린 과거에서는 형이 죽지 않고 잘 회계하여 살아간다는 점입니다. 그렇다면 선우는 향을 구할 수 조차 없었을 것이지요. 물론 작은 선우와 큰 선우가 다른 사람이라고 생각한다면, 혹은 다른 세계라고 생각한다면 이 해석법이 맞을지 모르겠습니다만 어쨌거나 과거로 돌아가서 죽어버린 큰 선우는 작은 선우와 동일 인물이며 이 양자를 나누어서 생각할 수 없습니다. 과거는 나도 모르게 또 다르게 흘러가는 시간이 아니고 내가 거쳐온 시간이기 때문입니다. 제가 써놓고도 무슨 말을 쓴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어쨌거나 이 해석법은 과거 여행을 하는 영화나 매체의 시나리오가 항상 주는 '과거는 바꿀 수 없다' 따위에 비견할 수 있습니다. 큰 선우가 과거로 돌아가 죽어버린다면, 작은 선우 또한 과거로 돌아가 죽어버려야 마땅합니다. 큰 선우가 죽는 장면 때문에 지나치게 내용이 복잡하고 이상하게 바뀌어버렸습니다. 애초에 큰 선우가 살아 있었다면 이 해석법도 나름 일리가 있을 수 있었는데 말이죠.

 

 

 

 

하지만 드라마가 주는 내용 상 과거를 바꿀 수 있다면? 그렇게 전제를 하더라도 앞으로 제가 내릴 결말의 해석 덕분에 이 해석은 신빙성을 잃게 됩니다.

 

 

 2-2. 마지막 장면에 대한 해석

 

 

 

 

드라마의 가장 첫 시작 부분에서, 형이 히말라야에서 쓰러진 순간 누군가의 그림자가 비춥니다. 그리고 이 장면은 드라마 말미에 다시 등장하여 그 그림자의 주인이 등장하는데, 선우가 나타나서 형을 구하지요. 이 장면에 대해서 해석은 두가지 입니다. 하나는 이 마지막 장면 이전에 네팔로 떠나는 주인공 선우 (앞서의 작은 선우) 가 형을 구하는 장면이라는 것과 네팔로 찾아갔을 때 형은 향을 구하기 위해 죽어버렸고 큰 선우의 과오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그것을 이용하여 과거를 바꾸려기보다 10년을 더 기다려 형이 산에 죽을 때 형을 구하는데 향을 사용한다는 것이죠.

 

저는 처음 비행기를 타는 장면을 보았을 때에 결국 작은 선우는 큰 선우의 조언을 '나라면 이럴때일수록 단순하고 명료하게 생각하겠다. 믿고싶은 판타지는 믿고 사랑하는 여자는 사랑하면 된다.' 라고 다짐하며 그저 자신이 행동하고 싶은데로 행동하여 결국 1화로 이어지는 마치 '창세기전' 처럼 뫼비우스 띄 처럼 계속되는 스토리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히말라야 장면을 다시 보면서 이런 생각은 잘못되었다고 느껴지더군요. 어쨌거나 무엇인가 얘기하고 싶어 이 장면을 사용했다면, 똑같은 삶을 영위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이 생각은 접게 되었죠.

 

어쨌거나 마지막 장면의 2가지 해석 중에서 10년 더 기다려 향을 사용한다는 것이 조금 더 맞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 해석에도 대단한 맹점이 있습니다. 이 해석이 맞다면 형은 히말라야에서 죽어야 하는데, 분명 큰 선우의 현실의 결혼식에서 형은 살아 있습니다. 물론 이 장면도 결국 10년 후의 선우가 형을 구했기 때문에 살아난 것이라고 볼 수도 있겠지만요.

어쨌거나 저는 이 부분에서 더 이상 내용을 유추해 내기 힘들었습니다. 머리의 한계인지..

 

 

3. 저의 나인 결말 해석

 

 

 

 

우선 첫화를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첫화에서 선우는 형의 유품인 향을 피우고 호텔에서 잠이 드는 장면이 나옵니다. 이 장면에서 잠이 든 선우는 어디인지는 구분이 가지 않으나 (아마 히말라야인 것으로 보입니다.) 눈보라가 몰아치고 눈이 쌓인 곳에 누워 있는 곳으로 이동됩니다. 그리고 향에 불이 꺼지고 잠에서 깨어난 선우의 옷에는 눈이 묻어 있죠. 이 장면을 단순히 초반의 '실수'로 판단할 수 있지만 실수가 아닌 장면이라면 향이라는 것이 과거로 돌아가게끔 하는 도구가 아니라는 얘기가 됩니다. 물론, 10년 전에는 해당 호텔 위치에 호텔이 존재하지 않고 눈이 쌓여있는 곳이었다 판단할 수 있겠지만 포카라 지역은 겨울이라고 하는 12,1,2월 최저기온이 1~10도 최고 기온은 20~25도 사이로 무척 따뜻한 곳인 문제가 있습니다. (http://airrock11.blog.me/90112477191)[각주:1] 즉, 제가 내린 결론은 향은 과거로 돌아가는 열쇠가 아니라 단순히 사람에게 환각을 일으키는 장치라는 것입니다. 왜 이런 얼토당토 하지 않은 결론을 내리냐면, 바로 이 첫번째 장면이 이후에 있는 장면들을 의심케 만들기 때문입니다.

 

물론 이 장면을, 단순히 제작진의 실수가 아닌 한에서 설명할 방법을 찾는 것입니다. 선우는 뇌종양 때문에 발생한 환각이며 이후에 존재하는 과거를 통해 미래를 바꾸는 것은 모두 허황된 생각일 뿐이라는 것이죠. 그래서, 선우는 향을 통해 미래를 바꾸는 장면에서부터 (친구에게 메일과 카드를 쓰는 장면) 뇌종양으로 인해 혼수상태에 빠지거나 하는, 선우의 환상에 지나지 않는 이야기들이라는 것입니다.

 

 

4. 결론

 

사실 제가 내리는 결말 해석도 억지에 가깝습니다. 웰메이드 드라마라는 얘기를 듣고 있지만 중반 이후로부터 지나치게 이야기에 혼선을 주는 바람에 드라마의 완성도가 떨어지는 느낌입니다. 물론 잘만든 드라마인 것은 분명하나 제가 제시하였던 문제점을 모두 설명해주지는 못하지요 그래서 저는 전부 의도한 것이라는 전제 하에서 이런 결론을 내릴 수 밖에 없었습니다. (아 물론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보신 분들의 마음이기도 합니다.) 어쨌거나 재미있게 본 것은 사실이고 결말에 대해서 나름 고민도 되는 참으로 재미있었던 드라마 였습니다. 안보신 분들도 꼭 한번 보시고.. 아참 보신 분들만 보라고 했군요..

 

 

  1. 날씨 정보 참조하시면 됩니다.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