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회용


우선, 개인적인 생각일 뿐입니다. 다른 분들과 의견차이가 있을 순 있습니다.

혹시 고등학교 재학중인 분들에게 도움이 될까 싶어서 글을 남기네요. 저는 법학을 전공하고 있습니다.

 

 

먼저 대학의 필요성부터.

고등학교 시절에 선망의 대상인 대학교가 막상 다니기 시작하면, 고등학교와 다른 점이 거의 없다는 거에 먼저 실망하게 될겁니다.

물론 대학생이라는 이름은 고등학생과 달리 자유 분방한 점은 분명하지만,

그렇다고 고등학교 공부와 다른 점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

1학년때 교양수업을 들을 때에나 고등학교와 다르구나 싶지만, 2학년 3학년이 되면서 전공에 치이다 보면,

즉 1천페이지가 넘는 전공 서적으로 이론공부만 하다보면,

실상 '공부를 위한 공부' 보다는,  '학점을 잘 받기 위한 공부' 로 변질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즉 옛날에 대학교에서 자신의 전공에 몰두하고 심도있는 탐구를 하는, 그런 대학교는 거의 없다 봐도 될겁니다. (아마..)

오히려 심도있는 탐구는 대학원에서 하는 것으로 전환되었습니다.

그래서 대학을 졸업하는데에 투자하는 모든 것들은 '어떻게 하면 성적을 잘 받을 것인가' 에 촛점이 쏠려있습니다.

이런 현상은 비단 대학교만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 전반적인 문제가 이어지는 것이겠죠.

대학을 학문을 연구하는 곳이 아닌, 취업을 위한 관문이라는 생각, 고지식한 과를 졸업하면 사회 나가서 할게 없다더라 하는 생각들.

 

그러니까, 사실 단도직입적으로 말하면, 대학교는 단순히 졸업장을 받는 곳입니다.

나는 이러이러한 학교와 학과, 그리고 이러한 점수를 받은 대단한 사람이니 이 회사에 취직 시켜달라는 정도의 것?

 

두번째로 4년제와 2년제.

취업률로만 보자면, 잘나가는 2년제 전문대가 훨씬 취업이 잘됩니다.

하지만, 사회에서의 인지는 4년제가 더 우위에 있는 것은 맞습니다.

2년제 대학교의 수업은 4년제의 학교보단 확실히 질적으로 떨어지기도 합니다.

하지만 기억하셔야 하는 것은, 잘나가는 전문대는 왠만한 4년제 대학교보다 좋습니다.

여기에 첨언하자면, 2년제 대학 나온 사람과 4년제 대학 나온 사람은 진급이 차이가 나고 봉급이 차이가 난다고는 합니다만.

 

마지막으로 종합하자면,

대학교는 단지 취업의 관문이라는 성격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전국에 수많은 대학교가 있죠.

소위 말하는 SKY, 넓게는 인서울 의 대학교가 아닌 학교들은 특출나게 높은 점수를 요구하는 의대같은 것을 제외하면,

솔직히 거기서 거기입니다.

취업, 사실은 정말 어려운 문제입니다.

대학교라는 명찰, 4년제 대학교라는 졸업장이 이제는 안먹히는 시대가 되었죠.

이렇게 얘기하면 격할지 모르지만,'개나 소나' 4년제 대학교를 다니는 시절이기 때문에

거기서 거기인 4년제 대학을 나와서는, 정말 취업하기가 힘든게 사실입니다.

발상을 전환하면, 차라리 취업률이 좋은 2년제 대학을 일찍 졸업하여 남들보다 빨리 취업하여 사회 노동력에 이바지 하는 것이 더 낫지 않을까라고 충분히 생각할 수 있습니다.

 

이건 개인의 선택 문제입니다.

4년제 대학교 나와서 취업 절대로 못한다는 뜻은 아닙니다.

그리고 2년제 대학 나오면 100프로 취업한다는 것도 물론 아닙니다.

모든 문제는 자신의 노력 여하에 달려있다는 점을 명심하시면서,

이렇게 글을 끝맺겠습니다.

 

' 모든 출구는 어딘가로 들어가는 입구다 ' - 최인철 '프레임'

 

 

* 추신 : 제 주위의 사람들 중에서 대학교를 안나왔는데도 불구하고, 공무원을 하고 있는 친구도 있고, 삼성전자에서 일하는 친구들도 있습니다.

군대에서 만났던 선임은, 공고를 나와 자동차 엔지니어로 일을 했었는데요. 능력이 너무 출중하다보니 전역즈음에 부대에 스카우터도 오고 그랬습니다.

 

오랜만의 포스팅이네요. 너무 오래되었다.. 정말.. 야구공이라는 사이트에서 리뷰로 쓴 글이었는데 대충 정리해서 올려봅니다.


저는 털이 많이 나는 사람입니다. 턱수염이랑 콧수염이 많이 납니다. 턱부터 목까지 나서 암튼 면도한지 하루만 지나도 턱주변이 시커매집니다


아마 털들이 반란을 일으킨건 사춘기인 고딩때부터인듯.. 남들보다 약간은 많이 나고 빨리 자라는 편이라서 고1때부터 면도를 했습니다. 지금까지 계속하고 있으니 한 10년 되가는듯 (고1이 몇살인지 몰라서 계산이 안됨)


나름 그래서 익힌 면도방법을 전수해드리려고 합니다.


1. 면도기의 선택

  (1) 건식 vs 습식
건식은 전기면도기라 생각하심 되고 습식은 걍 목욕탕에서 파는 3백언짜리 면도기라 생각하시면 됩니다.
건식의 장점은 언제어디서나 사용 가능하고 편하며 다른 부가서비스가 필요없어 돈이 더 들거나 하진 않다는 겁니다.
습식의 장점은 깨끗하게 면도할 수 있고 전기면도기보다 가격이 싸다는 겁니다.


털을 길러서 멋잇게 다니고 싶으시면 건식을 선택하시는게 맞구요.. (습식으로 털을 꾸미고 하는건 불가능 합니다요)
저는 전기면도기를 쓰면 아파서 습식만 썼습니다. 글구 건식은 깨끗하게 면도가 안되서 일부러 습식으로 하게되더라구요.


  (2) 1회용 vs 안1회용
1회용 면도기의 장점은 가격이 저렴하다는 거고 안1회용 면도기의 장점은 면도가 잘된다는 겁니다.
다만 안1회용 면도기는, 면도기 자체의 값보다는 면도날 값이 장난이 아니기 때문에 사실 사용하기 꺼려지죠..


    <1> 1회용 면도기
1회용을 여러번 쓰시는 분들이 계심. 털이 많이 안나고 늦게 자라는 분들은 여러번 사용하셔도 상관없으나, 저처럼 산적같이 나는 사람에겐 2회 정도까지 밖에 사용할 수가 없습니다. 물론 1회용도 보관만 잘하면 여러번 사용할 수는 있으나 날이 싸기때문에 면도하고 나면 화끈거리거나 따가운, 즉 피부에 상처를 주게되어 되도록이면 1~2회만 사용하고 버리는게 좋죠.
특히 아낀다고 녹쓸데까지 사용하시는 분들이 계신데 절대 그러지 마시길.. 내 피부는 소중하니까


    <2> 일반 날면도기
날이 비쌉니다. 대형마트에서 파는 제품들을 보면 면도기에 날을 끼워서 파는데요. 사실은 반대입니다. 날에다가 면도기를 끼워파는겁니다. 마치 상추를 샀더니 삼겹살을 주던 것 처럼요.
제가 쓰는 퓨전 파워를 보면, 시중에서 면도기 본체는 1만원정도에 판매되고 날 4개도 1만원에 판매됩니다. 게다가 대형마트에서는 진짜로 날을 사면 면도기를 주는 행사도 왕왕 합니다. 또 면도기 회사 사이트를 잘 가보시면 행사로 면도기를 많이 뿌리죠. 저번 월드컵때 질레트에서 퓨전 파워를 1만개정도 뿌린 적도 있습니다. 여러개 얻어서 파는 분도 많았습니다. 그러니까 면도기 회사는 면도기에 대한 수익보다는 날에서 수익을 얻을려고 합니다.(소모품이다 보니..) 그래서 면도기보다는 날이 중요하죠. 그 회사의 기술이 집약되어있으니까요.


    <3> 날면도기의 선택
시중에 유명한 제품들을 나열해보면, 질레트 퓨전파워 (여기서 파생되는 제품군), 질레트 마하 시리즈, 쉬크 쿼트로 시리즈, 도루코 페이스6 정도 있습니다. 4중날두 있고 5중날두 있고 페이스6 같은 경우는 무려 6중날입니다. 게다가 건전지를 넣어서 진동을 주는 제품도 있구여. 진동의 작용은 회사에서 털을 일으켜 세워 더 잘 깍을수 있게 한다는데..
솔직히 돈 몇만원 더주고 진동을 사기에는 아깝습니다요.
물론 진동 면도기의 전용 날은 일반 날보다 더 비싸구요. 퓨전 파워 시리즈의 면도기들은 면도날이 다 공유되니까 젤 싼거 끼워서 사용하셔도 무방합니다. (진동용이나 그냥 일반용이나 거기서 거기란 얘기)
결론은 진동은 별 필요없다는 겁니다. 오히려 건전지 관련한 유지비가 더 나가죠. 날의 선택은 털이 얼마나 나는가에 따라 다르죠. 적게나면 3중이나 4중날을, 좀 많이난다 싶으면 5중날을 선택하심 됩니다.
근데 5중이나 6중은 별 차이 없으니 걍 무난한 5중으로 하시죠.


어떤 제품이 좋으냐!! 저는 앞서 말했듯 질레트 퓨전파워를 씁니다. 5중날에 뒷면에 1중날이 하나 더 있어서 면도하는데 많이 도움이 더라구요. 코밑에 나는 수염들은 1중날로 올려 깍기 편하구요. 근데 사실은 이건 취향입니다. 날의 가격대를 보시구 좀 저렴한 가격대를 쓰셔도 상관없구요.. 진동도 되고 하는 비싼애들 쓰셔도 됩니다.
개인적으로는 군대에서 썼던 도루코 엑스펙3가 정말 좋았습니다. 3중날이었나?? 그랬는데 날이 싸다보니까 마음데로 쓰기도 하고.. 뭐 그랬습니다.


 
   <4> 면도날의 관리
비싼 면도날을 한달도 못쓰고 버릴수는 없겠죠.. 대충 1개당 2~3천원 하는 초고가의 소모품이라서 아끼고 아껴씁니다.
제일 중요한건 면도 후에 면도날을 깨끗하게 씻는겁니다. 여기서 비누와 면도크림의 차이가 납니다.
비누로 대충 문때고 면도를 하면 면도날에 끼인 비누찌꺼기와 털조각이 잘 안씻겨내려갑니다. (정말입니다. 해보세요.)
면도 크림들(쉐이빙 폼, 쉐이빙 젤 등등)의 경우 세척시 확연히 차이가 납니다. 대충 물만 뿌려줘도 면도날이 깨끗하게 씻기죠.
깨끗하게 씻고나서는 물기를 털어주고 건조한 곳에 보관하여 물기를 빠르게 말려주는게 제일!! 좋지만 귀찮으니 화장실에 둡시다. 주의할점은 화장실에서도 잘 마를 수 있도록 보관해주는게 좋아요. 저는 집에서 칫솔 건조기를 사용하기 때문에 거기 넣어둡니다. 잘마릅니다.


녹이슬면 무조건 버립니다. 아깝다고 쓰지마세요.. 면도 날이 무뎌지면 은박지로 날카롭게 만드는 방법이 있다고 하더군여..
근데 이방법은 다회용 날면도기제품에는 오히려 날을 무디게 만들어 안좋다는 의견이 많아 추천하진 않습니다.


취향에 따라 소독약에 담궛다가 말려두기도 하고 가끔씩 햇볕에 널어 광합성도 시켜주고 합니다.
통풍 잘되는 곳에 잘 두기만 해도 어느정도 날 관리는 가능하니 취향따라 골라서 하시길
..


교체 시기는.. 개인적으로 차이가 납니다. 저같은 경우에는 좀 자주 쓰면서도 오래사용 하는 편입니다. 한 2달가까이는 쓰는 듯. 가난한 학생이라서.. 관리만 잘해주면 3달이고 4달이고 사용할 수 있습니다.
저는 면도 날에 윤활제 같은게 거의 없어지면 날을 갈아줍니다.

 
   <5> 면도 잘 하는 법
참 많은 고민이 있었네요. 이렇게도 해보고 저렇게도 해보고.. 그래서 지금 나온 결론은 이겁니다.


1. 우선 따뜻한 물로 세안을 합니다. 세안을 먼저 하고 면도를 하는게 낫습니다. 면도 후 세안을 하면 면도로 자극받은 피부가 세안제에 더 자극을 받게되죠..


2. 뜨거운 물로 면도할 부분을 데워줍니다. 이발관에서 면도해줄때 스팀타올로 면도부위를 데워주 듯 데워줍니다. 긴장된 피부를 진정시켜 면도를 더욱 깔끔하고 덜아프게 할 수 있습니다.


3. 경우에 따라선 면도기를 뜨거운 물에 담궈둡니다. 면도부위를 데워주면서 같이 데워주면 좋겠죠.


4. 절대 비누로 면도를 하지 않습니다.(어쩔 수 없을때는 하지만요) 날관리에서도 피부를 위해서도 면도크림을 사용하시길. 비누로 면도할 때와 면도크림으로 할 때, 면도하는 느낌이 확연히 틀립니다. 면도크림이 피부에 자극을 좀 덜주고 면도도 훨씬 깔끔하게 되지요.


5. 면도크림을 면도할 부위에 도포한 다음, 2~3분 가량 그대로 둡니다. 면도크림이 제 작용을 하기 위해선 그정도의 시간이 적당한거 같더라구요.


6. 면도를 하는데, 순서에 대해서는 이견이 갈리네요. 두꺼운 털부터 -> 얇은 털로 라는 사람도 있고 얇은 털부터 -> 두꺼운 털로 라는 사람도 있고 그럽니다. 이건 개인적 취향일 듯.
저는 두꺼운 털부터 합니다.
목 -> 턱 -> 입술밑 -> 코밑 -> 기타 얼굴에 난 잔털들


7. 면도하실때 털이 난 방향으로 2~3번, 털이 난 역방향으로 1~2번 정도로 하시는게 좋습니다. 정방향으로 면도를 기본적으로 하되, 사실상 정방향으로는 면도의 효과를 크게 거두기 힘드므로 역방향으로도 면도하여 깔끔하게 하죠. 다만 역방향을 할때는 너무 많이 하면 피부에 자극을 주기때문에 피부에 완전 밀착시켜서 한번에 끝내겟다는 의지로 미는 것이 좋습니다.
미신 후에는 손으로 면도가 재대로 되었는지 확인하시고 재대로 안된 부분을 찾으세요. 이 방법을 익히면 나중에는 거울 안보고도 면도합니다.


8. 면도 후에는 찬물로 씻어주세요. 진정효과가 있습니다.


9. 이후에 알코올이 많이 함유된 스킨류를 사용하셔서 피부를 진정시키도록 하세요.
옛날에는 면도 후에 면도 부위에만 발라주는 애프터쉐이브 전용 스킨류가 많이 있었는데 요즘은 기초화장품인 스킨류에 애프터쉐이브를 합쳐 따로 애프터쉐이브를 바를 필요없는 제품들이 많이 나오죠.
남성용 스킨들은 거의 10에 7정도는 애프터쉐이브라는 타이틀을 달고 있습니다. 알코올이 약간 함유되었다는 뜻이져..
애프터 쉐이브는 알코올이 매우 많이 함유되어 있습니다. 면도한 부분에 진정효과와 소독효과를 얻기위함인데,
개인적으로는 애프터 쉐이브 전용 제품들이 상쾌한 느낌도 있고 좋더라구요.
주의할 것은 애프터쉐이브 전용 제품은 다른 피부에는 바르지 않습니다. 면도한 부위에만 발라주어요.


이때는 애프터쉐이브 먼저 -> 기초화장 순서가 좋은 듯




이정도만 쓰겠습니다 주저리 주저리 두서없이 써서 보기 힘든거같네요
저는 정말 면도가 싫은 사람입니다. 매일 해주는거도 지겹고.. 아무튼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시길 바랍니다.


요약 : 1회용은 진짜 1회사용으로 끝낸다. 다회용은 잘 말리는게 중요하다. 면도를 하면 피부 진정용 화장품들을 발라준다.

  1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 당시 패전국이었던 독일에서는 11월 혁명이 일어납니다. 11월 혁명으로 독일 제국은 무너지게 되고 사회민주당에 의해서 공화국이 선포되었습니다. 그리고 공화국의 선포는 러시아의 사회주의 혁명의 영향을 많이 받은 이유에서인지 과거에는 전혀 존재치 않았던 여러 개혁적인 법률들을 개정하여 현대 사회의 법학에서 가장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국가이죠. 하지만 바이마르 공화국은 그 태생적 한계 - 군부에서 패전의 책임을 떠넘기는 식으로 사민당에 의해 탄생하게 되는 - 때문에 국가의 존속이 무척이나 짧습니다. 고작 해봤자 14년 정도 존속한 국가입니다. 이후 여러분이 잘 아시는 나치당이 정권을 잡고 히틀러를 총통으로 하는 새로운 독일 제국의 탄생으로 그 막을 내리게 됩니다.

  이 바이마르 공화국이 역사의 일부분에서 가지는 의미는 무척 미미합니다. 하지만 앞서 밝혔듯 법학에서 무척 중요한 위치, 혹은 의미를 가지는 국가입니다. 바이마르 공화국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바이마르 헌법인데 이 바이마르 헌법을 보면 참 재미있는 구절들이 많이 있습니다. 바이마르 헌법은 이전의 헌법들과는 달리 사회주의적 효과도 함께 포함하고 있는데요, 보통 그 이유로 이야기 하는 것은 당시에 러시아에서 대대적인 사회주의 혁명으로 사회국가적 이념들이 함께 포함되었다고 이야기하는 편입니다. 근대의 헌법사에서 사회권, 생존권, 재산권 행사의 공공복리성을 규정하게 되면서 20세기 헌법의 기초가 되었습니다.

  사실 어찌보면 바이마르 공화국 자체는 무척 약한 국가입니다. 물론 패전의 영향으로 엄청난 인프레이션을 겪고 거리에는 실업자로 넘쳐났죠. 법률로 생존권을 이야기해도 실상 국가 자체의 존속 자체가 위태한 것도 사실입니다. 쉽게 말하자면, 국민들을 하나로 묶고 응집할 결집력이 부족했죠. 그래서 이후에 등장하는 나치스의 수당인 히틀러가 쉽게 총통이 될 수 있었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흩어지면 죽고 뭉치면 산다고 했나요? 그래서 독일은 나치스의 깃발아래에 하나로 뭉치게 되었죠.

  그래서 법학에서는 독일이 차지하는 위치는 매우 큽니다. 특히나 법학개론이나 생활과 법률같은 대학교 교양 강의에서나 고등학교 법과 사회 과목에도 빠지지 않고 나오는 것이 이 '바이마르 공화국' 혹은 '바이마르 헌법' 이죠. 법학을 전공하다보면 정말 흥미로운 점이 아닐 수 없습니다. 어떻게 이런 국가에서 다른 나라는 전혀 생각지도 못한 규정들을 만들었는가 싶죠. 학문이라는 것은 어느날 하늘에서 갑자기 떨어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죠. 물론 옛날부터 사회권에 대한 법률적 논의와 학문적 대립이 존재했었고 그 아래에서 지금의 법률이 존재하는 것입니다만, 그리고 그 바이마르 공화국이 좀 더 오래 존속하여 나치와 히틀러를 만들어내지 않았더라면, 정말 독일이라는 국가가 대단했을 거라고 상상해보는 것 밖에 없습니다.



이청준의 당신들의 천국.

  내가 이 소설을 첨 읽었던건 한창 소설을 읽을 때 (나는 사실 책을 읽는 것을 수능 공부의 일환으로 했었다.. 그래서 망했지만), 고등학교 1학년때 인 것 같다. 글읽기 용으로 썼던 Zess Plus 라는 PDA도 아닌 PDA로 텍스트를 읽었는데, 그 때 어쩌다가 읽었던 책이 당신들의 천국이었다. - 나는 이때 은하영웅전설이라는 일본 소설도 읽었는데, 아.. 이것도 명작이더라.. - 사실 그때까지만 해도 판타지 소설이나 조금 읽을 줄 알았던 때라 우리나라의 근대 소설에 대한, 사실은 조금은 재미없겠지 하는 생각을 할 수 밖에 없었다.

   그런데 뭐랄까 당신들의 천국은 꽤 장편의 소설임에도 불구하고 시간가는 줄 모르고 읽었던 소설이었다. 소록도에서 펼쳐지는 조백헌 원장과 원생들의 대립구도가 점차 화해구도로 바뀌고 거기서 더 나아가 이상욱이 말하는 마음에 '동상이 없는' 사람인 줄 알았던 조백헌 원장이 결국에는 또다른 동상을 지으면서 - 참 이 소설에서는 동상이라는 의미가 엄청난 의미를 내포한다. 이 한마디로 설명이 가능하니. - 소록도가 소록도의 주민이라 할 수 있는 원생들의 천국이 아닌, 몸이 성하고 바깥에서 들어온 '우리들의 천국' 즉, 원생들에게선 '당신들의 천국' 이 되어버린다.

  오랜만에 당신들의 천국을 다시 읽어본다. 나는 이 소설을 한 5번 정도 새로 읽어보았다. 책 내용이 너무 좋아 활자로도 보고 텍스트로도 본다. 볼때마다 안에서 숨겨져 있던 구성요소들이 튀어나기 시작한다. 아.. 그래 이것이 한국 문학을 지탱하는 힘이었구나, 그리고 시시할 것만 같았던 옛날 소설들이 지금의 우리에게 감동과 재미를 줄 수 있는 것. 그것이 바로 명작이라 불리는 것을 뼈져리게 느껴본다.


  요즘 엄청 이슈가 되는 이야기이죠. 군대에서 보급으로 지급하던 생필품을 없애고 대신 한달에 1830원을 지원하여, 그돈으로 병사에게 직접 생필품을 사게 한다는 육군의 새로운 보급방침입니다. 이 이야기는 군대 연초를 없애는 것과 함께 논의되어 온 사항이죠. 
  제가 2년동안 느끼고 나온 군대에서의 행정이란 어느 공공기관보다 빠르게 변하는 혁신의 공간입니다. 물론 이것이 좋은 의미에서의 혁신보다는 나쁜의미에서의 혁신일 경우가 많고 소잃고 외양간 고치는 식의 행정이 많은 것이 사실이나 그것은 어찌보면 우리나라에 존재하는 모든 공공기관들이 저지르는 똑같은 일이니까 넘어가더라도, 사실 군대라는 곳이 정말 정적이고 변화가 없는 곳이라고 생각하지만 실상 그곳에서의 행정은 정말 하루하루 틀리게 바뀌고 또 바뀝니다.
  가령 예로 들면 병사들의 피복이 많이 부족한 현실을 수정하여, 원래 동계 2벌 하계 1벌을 지급하던 방식에서 (여기에서 병사들은 동계 1벌을 A급이라고 하여 휴가때만 입는 전투복으로 아껴둡니다.) 동계 2벌 하계 2벌을 지급하고 활동복도 기존 하계 1벌을 2벌로 늘리는 등, 많이 바뀌려고 노력하는 편이죠. 어찌보면 정말 다른 공공기관보다 의견수렴이 잘되고 행정또한 좋은쪽으로 쉽게 바뀌는 곳이 군대입니다만, 이번 생필품 값으로 1380원을 지급한다는 것은 좀 너무하다 싶기도 하죠.

  하지만 군대 안다녀 오신 분들은 모르는 얘기입니다. 옛날에 군대를 전역하신 분들도 잘 이해가 안되시는 겁니다. 최근에 군대를 전역한 분들은 아실겁니다. 군대에서 보급해주는 '세면백' 에서 부터 '세면비누' '세탁비누' '세탁기용 가루비누' '휴지' '면도날' '치약' '칫솔' 중에서 재대로 쓰는 거라곤 세면백, 휴지, 면도날, 치약, 칫솔 뿐입니다. 물론 이것도 나중에는 '사제물품' 이라고 해서 휴가때나 충성마트에서 자기가 쓰고 싶은 폼클렌징이나, 면도기, 치솔, 치약, 심지어 세면백 마저 사제로 사용하는 실정입니다.
  옛날에 군대 다녀오신 분들은 참 어이가 없으실겁니다. 이런거 쓰실 엄두도 못내셨겠지요. 하지만 지금 군대의 실상이 그렇습니다. 이등병때부터 폼클렌징 사용하는 것이 대부분이고, 또 이것을 충성마트에서도 모두 팔기때문에 병사들도 큰 어려움 없이 월급으로 구매하여 사용하기도 합니다. 이렇게 사제물품을 쓰면서 남는 보급품들은 어떻게 될까요? 아마 육군 아무게 부대 내무실이나 화장실을 가시면 쓰지 못해서 쌓아놓고 있는 모습을 보실 수 있을겁니다. 아니면 보급창고라도 가면 넘쳐납니다.
  왜 이것은 낭비라고 생각하지 않는지요? 참 무조건적으로 육군의 탁상행정이라고만 몰아가는 것도 참 어이가 없을 지경입니다. 물론 1380원이라는 돈이 초등학생 1학년 하루 용돈도 안되는 돈임에는 틀림 없고 이 돈의 양은 너무 부족하다 생각되지만, 실제 육군의 내부 사정도 모르고 그냥 좋다고 공격만 하는 사람들과 신문사들을 보면서 이것만은 좀 알았으면 좋겠다 싶네요.

  저는 그래서 개인적으로 이번 육군의 병사의 생필품 직접 구매에 대해 찬성합니다. 저도 육군 병장으로 만기제대 한 사람으로써 아무렇게 쓰여지고 버려지는 비누와 생필품들을 보면서 직접 구매하게 해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 적이 많습니다. 저도 물론 보급품 거의 안썼구요. 이건 실제 일어나는 낭비를 줄이겠다는 육군의 계산이지 병사들을 이해못하고 말려 죽이겠다는 속샘은 절대로 아니라는 점 알아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물론 1380원이라는 돈은 너무 적고 늘리면 괜찮지 않겠나 싶네요.




들어가면서
 

  


  2009년, 기축년의 새해가 밝았습니다. 작년 광우병 파동과 미국산 쇠고기 수입의 여파로 우리나라에서 소를 길러서 파시는 분들의 한숨소리만 가득한데요, 와중에 참 선물같은 영화한편이 개봉했습니다.
  워낭소리는  2008년 부산 국제 영화제에서 피프 메세나 상을 수상한 작품이었습니다. 피프 메세나 상은 다큐멘터리 부분에서 상을 주는 부문인데, 그때 관객들은 모두 울었다는 후담이 전해지죠. 그정도로 사실 워낭소리는 입소문이 은근한 영화였습니다. 저도 참 많이 보고싶었었는데 지방에 사는 지라 독립영화를 보기는 무척 힘이 들었지요. 와중에 일반 극장에서도 상영한다고 했을 때에 참 좋았습니다.
  그런데 이게 왠일입니까 일반 상영이긴 한데, 극장수가 많지 않았습니다. 보통 수도권 중심이나 독립 영화를 상영해주는 작은 상영관에서나 볼 수 있었습니다. 기다리다 지쳐버린 저는 제가 사는 창원에서 그나마 가까운 '진주' 에서 보기로 마음먹었죠. 하지만 여기서 이 영화의 반전이 한번 일어납니다. 작게나마 일반 극장에서 상영하던 워낭소리가 연일 매진사례를 보여주면서 일반 상영하던 CGV 측에서 확대 상영하기로 결정 했습니다. 물론 CGV의 무비 꼴라주라고, 역시 작은 영화를 보여주는 상영관이 있는 곳에서 한정해서 개봉하였는데 창원 CGV가 당당히 포함되어 덕분에 창원에서 이 영화를 보게 되었습니다.








  사실 이 영화는 요즘 흔히 나오는 영화처럼 화려한 CG나 엄청난 반전, 그리고 충격적인 결말이 있는 영화는 아닙니다. 카메라의 움직임이나 영화의 연결성, 혹은 편집이 무척 낯설게 느껴집니다. 물론 우리가 이런 독립 영화에 익숙치 못한 것이기 때문이겠지만 그렇게 담백한 맛이 나게 편집을 한 편은 아니었거든요. 뭐랄까 궃이 표현해보자면 워낭소리는 어머니의 재래식 구수한 된장국 같고 요즘 나오는 영화들은 MSG 가 첨가된 인스턴트 식품 같은 느낌으로 표현하면 적당할까요? 우리가 우리의 한국의 것, 한국의 맛을 이야기 하지만 정작 우리가 '한국의' 것들을 얼마나 아끼고 사랑할까요?



  한국의 맛, 혹은 한국적인 것

   

  이제는 촌스러운 옛날 이야기가 되었습니다. 황토방의 뜨듯한 온돌 위에서 잠을 자고, 수박 서리를 하다가 쩌억 갈라서 먹던 그 시원한 맛하며, 논에서 건져올린 미꾸리로 추어탕도 끓여먹고 하던 것들이죠. 저에게도 이젠 흘러가버린 옛 이야기가 되어버린 것들이 이 영화를 보면 새록새록 떠오릅니다. 우리의 옛 이야기가 이제는 낯섬으로 다가오는 시점입니다. 할아버지가 주인공인 일소를 데리고 옛날 방식 그대로 논을 일구고 모를 심는 모습을 보면서 이게 우리의 옛모습임에도 불구하고 참 낯설게 느껴집니다. 
  참 뜨악하는 생각입니다. 분명 우리의 것인데 이 낯섬으로 인해서 이 영화는 한층 더 재미있는 영화가 됩니다. 나이가 조금 드신 분들에겐 옛날에 저렇게 농사를 지었었지 하는 감회가, 어린이들에게는 소가 먹을 거리뿐만 아니라 일하는 소이기도 했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체험 하는 기회가 되지요.
  참으로 한국적인 것으로 물들어 있는 영화입니다. '소'가 먹을 것이기 때문에 농약을 절대로 치지 않는 농사를 짓는 할아버지를 보면서 우리는 또 우리네의 아버지들을 한번 생각합니다. 그리고 진짜 한국적이었던,
'항상 내 자신보다 남을 먼저 배려할 줄 알았던' 우리네의 옛 모습을 발견하게 됩니다.







  그래서 참 많이 의미있는 영화입니다. 궃이 교육적인 내용이 있으니까, 라는 수식어는 필요 없습니다. 원래는 보통이고 평범이던 일상생활들이 낯설게 하기로 한국인의 저 내면속에 잠자고 있던 향수를 불러일으키게 합니다. 그리고 고향에서 힘들게 농사를 지으시는 할머니 할아버지, 어머니 아버지를 생각합니다. 항상 자식들을 생각하시면서 당신의 몸을 아낌없이 희생하시는 모습을 떠올리면서 전화 한통화 하게 만드네요.






영상미가 주는 우아함이란


  사실 워낭소리의 영상은 더하거나 빼는 부분이 없습니다. 보면, 그저 할아버지와 소가 함께하는 장면 투성이지요. 이런 장면들에 대사도 없고 나레이션도 없습니다. 그저 평온한, 혹은 성한 곳 없는 몸을 이끌고 일을 하는 소와 할아버지의 모습일 뿐입니다. 마치 감독은, 이 영화에, 이런 장면에, 무슨 설명이 더 필요하냐고 말하는 듯 하네요. 그래서 우리는 소와 할아버지, 그리고 할머니의 서로에 대한 애틋한 사랑을 느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워낭소리가 그저 할아버지와 소와 할머니의 이야기 일 뿐이라면 큰 오산입니다. 감독은 은연중에 하고싶은 이야기들을 영상으로 보여줍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으로는 역시 할머니와 할아버지가 시내에 내려와서 우마차를 타고 가다가 시장 입구에서 '광우병 소는 물러가라'고 시위하는 사람들 앞을 지나가는 장면입니다. 이 장면은 많은 사람들에게 이런 저런 생각을 하게 만들죠.







  그렇게 감독은 영화에서 단순히 보여주는 영상으로도 자신이 하고싶은 이야기를 합니다. 그리고 처음에 참으로 투박하게 보여지던 영상들이 후반부에 가면 갈수록 영상미를 더해갑니다. 마치 한폭의 수체화를 보는 것 처럼 아름다운 장면들이 많이 나옵니다. 초반부에 아리송했던 영상들이 후반부에 할아버지의 소에 대한 애정과 더해져서 더 아름답게 느껴지는 것일 지도 모릅니다. 
  오히려 CG로 도배하고 특수효과가 빵빵한 영화보다 훨씬 영상미가 우아합니다. 촬영팀의 고생이 눈에 선할 정도로 아름다운 장면들도 많습니다. 이 영화가 단순히 소의 죽음으로 슬픈 영화만이 아니라, 눈으로도 보고 즐길거리가 많은 영화입니다. 
  촬영팀들이 잡은 아름다운 장면들도 눈에 새기면서, 우리네의 시골들도 이렇게 아름다울 수 있다는 것을 깨닭게 됩니다. 왜 궃이 외국의 시골까지 찾아가서 외국 시골의 아름다움을 느껴야 하는지 의문이 들 정도로 워낭소리의 '봉화'는 정말 아름답습니다.
  그리고 영화의 영상미가 주는 우아함이란, 오히려 우아하지 않아서 우아함을 뽐냅니다. 그리고 그것이 워낭소리라는 영화의 영상미 입니다.











이야기와 남겨진 것들





   그렇다고 이 영화가 그저 감동에만 촛점을 둔 것은 아닙니다. 어쩌면 우리네 할아버지 할머니 혹은 아버지 어머니의 삶이기도 한 두 분의 생활을 재미있게 풀어나가는데 좀 더 중점을 두었습니다. 이 영화가 다큐멘터리이기 때문에 저와 같이갔던 친구도 처음에는 엄청 보기 부담스러워 했죠. 사실 다큐멘터리라 함은 예전부터 TV에서 보여주던 것들은 무척 권위적이고 딱딱한 것들이었습니다. 물론 요즘의 다큐멘터리는 형식도 많이 다양해지고 내용면에서도 참 많은 발전을 보여왔죠. 우리나라의 TV다큐멘터리가 사실 다소 딱딱한 것은 사실입니다만, 워낭소리는 그런 편견을 한번에 날려버릴 수 있을 정도로 재미있습니다. 편집은 최소화하면서 재미는 2배이상으로 올리는 방법으로, 할머니의 말과 역설적으로 보이는 할아버지의 우스꽝스러운 모습을 보여주면서 처음에 많이 긴장하고 왔던 (나름 다큐멘터리라고 해서) 관객들 모두 즐겁게 웃으면서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런 효과는 어린이들을 보면 재미있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이 영화는 요즘 나오는 영화와는 틀리게 가족들과 함께보기에 참 좋기때문에 가족단위의 관객이 많습니다. 영화 시작 초기에는 아이들로 어수선하던 분위기가 오히려 아이들이 더 집중해서 보는 방향으로 바뀌게 됩니다. 그만큼 아이들에게도 충분히 어필 할 수 있을 정도로 재미있습니다. 태어나서 소로 논을 일구어 모심는 것 조차 한번 보지도 못한 아이들이 잘 이해도 안되는 할머니의 경상도 사투리를 해석해놓은 자막을 열심히도 쳐다보고 있죠. 




  그래서 영화란 참으로 크고도 위대한 힘이 있습니다. 어색했던 첫만남이 세월이 지나 갈수록 사랑으로 변하고 그리고 또 그 사랑이 우리의 행복으로 피어날 때처럼 워낭소리와의 첫만남이 영화를 보는 동안 어느새 할아버지와 할머니처럼 소를 사랑하게되고 그 사랑으로 인해 행복해집니다. 그것이 영화가 주는 위대한 힘입니다. 그리고 아무리 CG로 치장하고 그래픽으로 무장한 것들이 대단하더라도, 진실을 정말 진실되게 보여주는 것을 이길 수는 없습니다. 그것이 또 진실이 주는 위대함일 것이니까요.  저는 워낭소리를 오랜만에 만나는 위대한 영화라고 감히 칭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여러분도 소의 해를 맞이한 올해 2009년, 위대한 영화 한편 어떻습니까?



간단한 질문 몇개만 풀면 자신의 성향이 어떤 성향인지 알려줍니다. 가입같은거 할 필요 없이 재미로 한번 보는 것도 좋을 듯 싶네요.
저같은 경우에는..


뭐야이거.. 무서워... 사민주의에 가까운건가 아님 자유지상주의에 가까운건가.. 


  


  죄송합니다. 아직 못봐서 감상은 아닙니다. 요즘 참 볼만한 영화가 없죠. 그나마 기대작이었던 지구가 멈추는 날이 엄청난 악평속에서 보글보글 저 태평양 바다로 가라 앉고 나서, 블록버스터가 아니라도 마음을 움직이는 영화 한편이 절실하네요. 이런 저런 영화를 보러다니면서 (저는 잡식성입니다. 아무거나 다봅니다..) 건져 올린 금싸라기 같은 영화들이 재법 있었는데, 한 1년 동안 그런 마음에 와닫는 영화가 없네요. 
  그런 제 마음을 뒤흔든 영화가 있으니 바로 워낭소리입니다. 영화가 아니라 다큐멘터리지만, 영화관에서도 개봉했으니 그냥 편하게 영화라고 하죠.. 이 영화는 부산 국제 영화제에서 메세나 상을 수상한 작품입니다. 지금은 선댄스 필름 페스티벌에 출품한 작품이죠. 그리고 독립영화이지만 큰 호평으로 일반 극장에서도 상영중입니다.
  하지만 제가 사는 곳은 지방이라, 참 보기가 힘드네요. 하루에 몇번씩 워낭소리 공식 블로그를 들락날락 거리면서 창원에 개봉안하나 지켜보고 있는 1人입니다. 이번 설이 지나면 진주가서 봐야겠네요 그냥.. 개인적으로 이 블로그 한번이라도 오시는 분들에게 소개하고자 쓰네요. 예고편만 봐도 가슴 뭉클하고, 영화 소개 사이트에 워낭소리란에는 거의 칭찬밖에 없죠. 뭐랄까.. 보고싶어 미치겠어 ㅠㅠ
워낭소리
감독 이충렬 (2008 / 한국)
출연 최원균, 이삼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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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의 영화 감상문은 영화를 감상하신 분들을 위한 것입니다. 스포일러가 여과없이 존재하니 쌍화점 평가좀 보러 오셨다가 스포일러 당하는 일 없으시길 바랍니다. 뭐 개인적으로 스포일러라고 할만한 내용은 없습니다만 --;


  사실 저는 이 영화를 보고싶은 생각이 전혀 없었습니다. 유하감독 작품중에서 별로 마음에 들어하는 작품도 없고, 이 작품은 처음부터 재미없는 냄새를 풀풀 풍기는 영화였거든요. 어쨌거나 저는 이 영화를 어제 봤습니다. 단 일말의 기대도 안하고 봤기때문에 영화 감상 후 느낌을 표현하자면, 뭐 생각 그대로 허접하네요.. 

  이 영화가 처음 나왔을 때에 가장 이슈가 된 점은 조인성과 주진모의 동성애 장면입니다. 생각보다 많은 장면이 안나와서 엄청난 거부감을 가져오는 이슈는 아닙니다만.. 그래도 조금 거북하기는 거북하더군요. 현실에서 말조차도 꺼내기 힘든 주제인 동성애를 이런 극장에서 여과없이 보게되다니.. 어후.. 생각만해도 속이 거북하네요. (동성애가 나쁘다는 얘기가 아닙니다. 동성을 사랑하는 사람들은 전부 저런거 하는 건 아닐텐데 동성애를 표현하는 방법이 좀 잘못된 듯.) 
  어쨌거나 영화는 무척 단순합니다. 주진모는 동성애자, 조인성은 동성애자는 아닌데 주진모가 시켜서 그러는 척, 송지효는 동성애자인 남편을 둔 여자 (당연히 주진모와 송지효의 관계는 이름뿐인 부부). 나는 사실 처음에 주진모와 조인성의 동성행각이 발각되면서 주변의 신하들과 송지효의 갈등을 그릴 줄 알았습니다. 조인성은 동성애자다 라면서 그런 장면을 보여준지가 얼마 되지도 않아서, 송지효와 정사를 나누고 사랑에 빠지는 걸 보면서 유하 감독은 역시 이야기를 풀어가는 능력이 조금 모자라지 않나 싶군요.








  사실 별로 감상이라고 쓸만한 것도 없습니다. 누구말대로 80억 짜리 조인성 주진모 송지효 누드집이라는 말처럼, 그냥 5~6 번의 조인성과 송지효의 정사씬만 있을 뿐. 미인도는 조선시대 야동을 한편 만들더니 쌍화점은 고려시대 야동을 한 편 만드네요. 여담이지만 두 작품을 같이 봤던 친구는 말했습니다. 차라리 그 돈으로 웹하드 결제해서 2시간짜리 풀 야동 노모로 몇십개 받는게 낫지 않겠냐고.. 뭐 남자인 관점에선 그렇네요. 

  이 영화는 당연하지만 여성분들이 엄청 많이 보러 옵니다. 조인성과 주진모라는 엄청 멋있는 배우들이 등장하기 때문이죠. 하지만 제가 봤던 때에는 장난아니네요. 여성분들도 감동적인 영환데도 웃으면서 보고 나도 웃고있고.. 길게 쓰려고 했는데 사실 진짜 너무 할말없는 영화입니다. 아직까지 저는 영화 제목이 왜 쌍화점인지 이해가 안되네요. (극 중 주진모가 부르는 노래가 쌍화점이라는 것은 알고있습니다만 그거 몇번 나왔다고 영화 제목이 쌍화점이라니 --;; 마치 영화 벼랑위의 포뇨에서 해파리 한번 나왔다고 제목을 해파리라고 짓는거라고 해야할까..) 뭐 오랜만에 돈아까운 영화 한편 봤습니다. 친구 한 명은 좋아하는 정사씬이 나와도 태평하게 잠이나 자고있고.. 저는 조인성의 거세장면을 보면서 심영의 '고자라니' 밖에 생각 안나고.. 스토리도 연개성이 없고 쓸데없이 붕 뜨는 장면도 너무 많네요.. 어후.. 영화 보고 나서 이렇게 할말없는 영화는 또 처음인 듯.. 





  대한민국에서 판타지를 읽는 것은 어린애 같은 감수성의 발로이다. 우리네의 어른들은 부끄러움이 너무 많다. 자신이 만화책을 읽는다는 사실에 부끄러움을 느끼고 자기전에 방안에서 히히덕 거리면서 읽는 줄로만 알고, 판타지 소설은 애들이나 읽는 것에 불과하다. 그래서 우리네의 만화와 우리네의 판타지는 점점 어린이를 위한 문학으로 자리잡기 시작했다. 그 와중에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사람이 있다. '타자 打者'  이영도.

  참 필자라는 말을  많이 쓰는 세상이 되었다. 나는 글을 쓸데에는 '필자' 라는 말 대신에 '나'라는 말을 더 많이 쓴다. 나 스스로 '필자' 라는 우를 범하지 않기 위해서이다. 내가 '필자' 가 되면 내 글을 읽는 사람은 '독자' 가 된다. 그 순간부터 필자와 독자가 존재할 뿐, 나와 당신은 존재하지 않는다. 특히 필력이 약한 나같은 사람에게는 아직까지 '필자' 라는 호칭, 혹은 칭호가 마땅찮게 여겨지는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일까, 나는 스스로를 '타자'라 칭하는 이영도가 참 좋았다. 스스로를 향한 호칭에서 진한 겸손을 느꼈다. 실제로 키보드를 두드리면서 붓으로 글을 쓴다는 말은 어폐가 있지만, 그의 타자라는 호칭은 솔직해서 좋았다. 







  뭐 사실은 그의 필력에 아니 타력에 매료되었다고 해야겠다. 나는 그의 글이 참 좋았다. 그는 글 하나를 써도 이해하기 쉽게 쓰는 편이다. 남들은 어렵다고 말하는 '퓨처워커'나 '폴라리스 랩소디' 같은 소설은 처음 읽으면 참 난해하다. 이야기하고자 하는 바도 잘 모르겠고, 결말 또한 가늠하기가 힘든 것도 사실이다. 남들은 '드래곤 라자' 나 '눈물을 마시는 새' 를 좋아할 때에, 나는 아직까지 이영도 최고의 작품을 '퓨처워커'라 생각한다. 이 자리에서 퓨처워커에 대한 내용을 이야기하자면 한도 끝도 없고, 책의 재미도 반감이기 때문에 언급하지는 않겠지만, 여러번 읽어보면, 이영도라는 작가의 타력이 얼마나 강렬한 것이가에 대한 충격을 받는다. 나는 어렸을 적 읽었던 드래곤라자보다 커서 다시 읽어본 퓨처워커에서 강렬한 충격을 받았다. 

  어쨌든 그는 자신의 대뷔때부터 지금까지 꾸준한 타력을 과시하면서 국내에 꽤 많은 충성층을 확포한 몇안되는 판타지 작가이다. '드래곤 라자' 라는 걸출한 처녀작을 PC통신에서 연제하면서 판타지계의 거물이 되었다 이후로 '퓨처워커' '폴라리스 랩소디' '눈물을 마시는 새' '피를 마시는 새' 에 이르는 장편 소설들을 연제하면서 오히려 매니악한 판타지 세계를 열어가기 시작했다.







  그의 장편 소설은 다른 판타지 소설과는 무척 틀리다.  초기작인 드래곤라자와 퓨처워커를 제외하면, 흔히 판타지에 등장하는 파이어볼 마법이나 텔레포트 마법, 검사와 마법사의 세계는 써먹질 않는다. 현재 나오는 판타지의 대부분 세계관을 차지하는 '톨킨' 의 세계관을 벗어나, 스스로의 세계관을 구축하기 시작한다. 그래서 읽기 편했던 드래곤라자에서 이어지는 폴라리스 랩소디는 참 낮선 작품이 되었다. 해적이 주인공인 판타지 소설이라니? 그리고 거기서는 마법사가 파이어볼이나 텔레포트 같은 주문을 쓰지도 않는다. 뭐랄까.. 나는 이것을 판타지의 신기원이라 표현하고 싶다.

  그의 신기원은 눈물을 마시는 새에서 절정을 이룬다. 판타지는 이러이러해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깬 기념비적 작품이다. 퓨처워커나 폴라리스 랩소디처럼 어렵지도 않다. 세계관에 대한 고정관념만 격파한다면, 눈물을 마시는 새 처럼 재미있는 작품은 찾아보기 힘들다. 사람의 뒤통수를 후려치는 세련된 반전과 감동적인 내용. 눈물을 마시는 새에서, 이영도는 자신의 타자 인생에 또 한번 반전과 흥행을 이룩하기도 했다.







  그렇게 대작들을 쏟아내더니, 요즘은 너무 잠잠하다. 피를 마시는 새를 집필하고는 한 3년동안 너무 조용했다. 그리고 들려오는 소식은 드래곤라자 10주년 기념 한정판과 신판이 등장한다는 소식. 그리고 오랜만에 카메라 앞에 등장한 그 타자 '이 영 도'.

  나는 물론 그가 집필한 모든 소설을 소장하고 있다. 드래곤라자 초판본부터, 피를 마시는 새. 물론 나도 드래곤라자 한정판을 구매하고 싶었지만, 앞서 밝혔 듯 퓨처워커나 폴라리스 랩소디 같은 작품을 더 좋아하는 나로서는 그렇게 구미가 당기는 구매는 아니었다. 그리고 이번에 10주년 기념판을 발매하면서 날치기로 나온 한권짜리 장편 소설이 있었으니, 그것이 바로 '그림자 자국' 이다.





  




  '그림자 자국'을 1주일 전에 사놓고는 오늘 다 읽었다. 맛있는 것은 나중에 천천히 먹는다는 생각도 아니었는데 (사실 NDS 용 역전재판 3 를 즐기고 있어서 --;;) 읽기 시작한 오늘, 그 자리에서 다 읽어버렸다. 이번 장편소설도 무척 난해했다. 그의 타력은 3년간의 공백기간 동안에 더 난해해 진 듯 싶다. 그의 소설들이 한번 읽어서는 제 맛을 보기가 힘든 소설들이라 지속적인 복습으로 내용을 어느정도 습득 할 수 있겠지만, 지금 내가 생각하고 있는 이 소설의 내용이 진짜 원래 그 내용이 맞는지도 조금 의문스럽다. 또 이 글을 읽으면서, 또한번 진화한 그의 타력을 느낄 수 있었다. 잠깐이나마 다음에 나올 장편 소설은 어떻게 될 지 조금은 생각할 수 있게 되었다고 해야할까..

  어쨌든 나와 동향(同鄕)인데다가 농담 하나까지 나의 마음에 쏙 드는 타자 이영도. 3년이나 기다렸다. 그림자 자국이라는 한권짜리 소설로는 그 3년의 갈증을 채워주기에는 많이 부족하지 않나 싶다. 아직 그는 젊고, 나도 젊다. 그리고 우리에겐 글을 읽을 수 있는 충분한 빛과 눈이 있다. 걸출하지 않아도 재미있는 글을 또 들고 나오기를 믿으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