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회용

  1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 당시 패전국이었던 독일에서는 11월 혁명이 일어납니다. 11월 혁명으로 독일 제국은 무너지게 되고 사회민주당에 의해서 공화국이 선포되었습니다. 그리고 공화국의 선포는 러시아의 사회주의 혁명의 영향을 많이 받은 이유에서인지 과거에는 전혀 존재치 않았던 여러 개혁적인 법률들을 개정하여 현대 사회의 법학에서 가장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국가이죠. 하지만 바이마르 공화국은 그 태생적 한계 - 군부에서 패전의 책임을 떠넘기는 식으로 사민당에 의해 탄생하게 되는 - 때문에 국가의 존속이 무척이나 짧습니다. 고작 해봤자 14년 정도 존속한 국가입니다. 이후 여러분이 잘 아시는 나치당이 정권을 잡고 히틀러를 총통으로 하는 새로운 독일 제국의 탄생으로 그 막을 내리게 됩니다.

  이 바이마르 공화국이 역사의 일부분에서 가지는 의미는 무척 미미합니다. 하지만 앞서 밝혔듯 법학에서 무척 중요한 위치, 혹은 의미를 가지는 국가입니다. 바이마르 공화국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바이마르 헌법인데 이 바이마르 헌법을 보면 참 재미있는 구절들이 많이 있습니다. 바이마르 헌법은 이전의 헌법들과는 달리 사회주의적 효과도 함께 포함하고 있는데요, 보통 그 이유로 이야기 하는 것은 당시에 러시아에서 대대적인 사회주의 혁명으로 사회국가적 이념들이 함께 포함되었다고 이야기하는 편입니다. 근대의 헌법사에서 사회권, 생존권, 재산권 행사의 공공복리성을 규정하게 되면서 20세기 헌법의 기초가 되었습니다.

  사실 어찌보면 바이마르 공화국 자체는 무척 약한 국가입니다. 물론 패전의 영향으로 엄청난 인프레이션을 겪고 거리에는 실업자로 넘쳐났죠. 법률로 생존권을 이야기해도 실상 국가 자체의 존속 자체가 위태한 것도 사실입니다. 쉽게 말하자면, 국민들을 하나로 묶고 응집할 결집력이 부족했죠. 그래서 이후에 등장하는 나치스의 수당인 히틀러가 쉽게 총통이 될 수 있었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흩어지면 죽고 뭉치면 산다고 했나요? 그래서 독일은 나치스의 깃발아래에 하나로 뭉치게 되었죠.

  그래서 법학에서는 독일이 차지하는 위치는 매우 큽니다. 특히나 법학개론이나 생활과 법률같은 대학교 교양 강의에서나 고등학교 법과 사회 과목에도 빠지지 않고 나오는 것이 이 '바이마르 공화국' 혹은 '바이마르 헌법' 이죠. 법학을 전공하다보면 정말 흥미로운 점이 아닐 수 없습니다. 어떻게 이런 국가에서 다른 나라는 전혀 생각지도 못한 규정들을 만들었는가 싶죠. 학문이라는 것은 어느날 하늘에서 갑자기 떨어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죠. 물론 옛날부터 사회권에 대한 법률적 논의와 학문적 대립이 존재했었고 그 아래에서 지금의 법률이 존재하는 것입니다만, 그리고 그 바이마르 공화국이 좀 더 오래 존속하여 나치와 히틀러를 만들어내지 않았더라면, 정말 독일이라는 국가가 대단했을 거라고 상상해보는 것 밖에 없습니다.